"싸게 해줘" "덤으로 하나 더 드릴게"…행복 파고 사는 전통시장 '명절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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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지금 그거 건드리시면 사가셔야해. 대신에 저렴하잖아~."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못골종합시장은 상인과 손님으로 활기가 넘쳤다.
상인들은 저마다 "어머니, 구경하세요" "젊은총각, 저렴하게 해드릴게"라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며 손님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설 명절로 만난 상인들의 모습은 활기찼고 따듯한 마음씨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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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유재규 최대호 기자 = "어머니, 지금 그거 건드리시면 사가셔야해. 대신에 저렴하잖아~."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못골종합시장은 상인과 손님으로 활기가 넘쳤다.
두터운 점퍼를 입고 방문한 손님들은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든 채 이곳저곳을 둘러보느라 바쁘다. 폭 2m 남짓한 시장골목은 발디딤 틈 없이 손님들로 붐벼 고물가 시대를 잠깐 잊게 해주었다.
시장에 들어서자 곳곳에 풍겨오는 떡내음, 나물냄새가 진동하고 맛깔스러운 육류와 해산물이 명절의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켰다.
상인들은 저마다 "어머니, 구경하세요" "젊은총각, 저렴하게 해드릴게"라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며 손님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등심 600g 1만3800원, 국거리·장조림 600g 1만원 등 육류점에 가격표를 연신 보며 살까말까 고민하던 손님에게 "건드리면 사야해"라고 익살스러운 말투로 상인은 친근감을 표했다.
설 명절은 아무래도 떡집이 인기다. 만둣국용 만두가 15~20개 담긴 팩이 8000원, 떡국용떡 800g 5000원 등 손님들은 몇 개를 사가야 할지 고민했다.
권선구 권선동에서 온 황모씨(40대·여)는 "이번 명절은 본가가 있는 수원에서 지내는데 온가족이 모이면 15~20명 될 듯 하다"며 "몇 인분을 사야할지 참으로 고민이다"고 말했다.
제주산 무 1개 2000원, 국산 도라지 500g 1만원으로 적은 가격표를 꺼내 보이는 상인은 '싱싱합니다'라고 카랑카랑하게 내뱉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방문한 아이의 눈에는 양파와 고구마 재료로 만든 과자가 신기한지 한참을 바라보곤 했다. 성인 2명이 먹고도 남을 봉지 1개 가격이 2000원 등 "바가지 느낌이 전혀 없다"며 부모는 아이를 위해 3봉을 구입했다.
외국인 며느리와 함께 시장을 찾은 한 노인은 "멀리 베트남에서 온 내 며느리야. 좀 저렴하게 해줘"라고 하자 과일가게 상인은 "원래는 5개인데 1개 더 얹어 드릴게"라며 부산산 사과 6개를 1만원에 사갔다.
과일가게 업주는 "안동, 부산에서 온 과일이 다양하다"며 "힘들게 온 손님들 위해 맛보기로 조금씩 드리고 있다"면서 웃기도 했다.
예쁜 밤 한 알 한 알 고르는 조모씨(30대·여)는 "어르신이 오는 날 맞춰 밤을 삶아 먹으려고 한다"며 국산 밤 3되를 2만4000원에 구입했다. 대추차를 우려 마시겠다는 또다른 손님도 "간에 좋다는 대추를 우려서 남편과 장인어른께 대접하려고 한다"며 2되를 2만원에 사갔다.
못골시장과 인접해 있는 영동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귀금속, 의류, 약초, 화장품 가게 등이 즐비해 마치 백화점을 연상하게 했다.
한 약초가게에 다다랐을 때 업주는 진열돼 있는 약초의 냄새를 맡아보라 했다.
코로나19 이후부터 장사가 안돼 힘들었다는 약초가게 업주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며 맞이하는 손님들을 향해 방긋 웃었다.
말린 '금산인삼 100g 1만3000원'을 유심히 본 손님은 "올 설에 부산 고향에 가는데 상하지 않도록 포장 좀 잘 해주세요"라고 업주에게 말했다.
설 명절로 만난 상인들의 모습은 활기찼고 따듯한 마음씨도 여전했다. 행복을 사고 파는 한 상인은 "더하면 좋겠다"며 "덜도 말고 대명절(설)만 같아라"라고 말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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