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여론에 귀 닫은 끈끈한 클린스만-정몽규 연대, 직언 그룹 부재가 낳은 참사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너무나 당당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모습에는 체계가 무너진 대한축구협회의 상황도 큰 몫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일부 대표팀 선수들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결과물을 가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별리그에서 2-2로 비겼던 요르단과 4강에서 재회,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0-2로 패퇴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과의 경기를 다시 보고도 느꼈지만 저희가 기회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상대의 거친 밀집 수비에 상당히 고전했다. 수비에 고전하는 경기를 처음 해본 건 아니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웠다"라며 결과론에만 초점을 맞췄다.
부정적인 여론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며 잘하면 반전 가능하다고 가볍게 넘긴 클린스만 감독이다. 지난해 10월 튀니지, 베트남을 상대로 A매치 홈 2연전에서 대승을 거둘 당시 팬들의 환호는 선수들에게 향하고 야유는 자신에게 나왔던 것을 잊은 모양이다.
모든 시선은 클린스만 영입에 주도적인 영향을 끼쳤던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게로 향한다. 현지에서 두 차례나 정 회장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했다고 한 클린스만 감독은 문제점이 무엇이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공유했다며 3월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 태국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확고한 입장을 고수한 클린스만의 자세는 결국 정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나온 것은 없다. 당장 설 연휴가 끝나는 13일 축구협회 임원 회의가 있지만, 클린스만 거취 문제가 회의 석상에서 거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회의에서 나올 문제는 아닐 것으로 한다. 별개의 문제다"라고 전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국가대표 운영팀이 있는 황보관 기술본부장 중심으로 상황을 확인함과 동시에 미하엘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 주재의 위원회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휴 기간 내 일정을 잡아 위원들과 미팅을 통해 아시안컵 정리를 하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위원회 회의에 클린스만 감독이 배석해 논의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또, 위원들이 다 참석 가능하다는 보장도 없다. 각자 팀의 훈련 일정을 소화하느라 빠듯하다.
결국 모든 것은 정 회장의 결단에 달렸지만, 동시에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에게 제대로 여론을 전달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도 이어진다. 협회 내에서 임원급 인사 중 클린스만에게 직언할 사람은 거의 없다는 언론 보도가 재임 기간 내내 쏟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통 내지는 왜곡된 여론 전달이 훨씬 커 보인다. 전력강화위가 열려도 위원장의 역할이 '자문'에 불과하니 어떤 영향력도 없고 강제성도 없다. 모든 판단은 정 회장이 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정 회장에 대한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21년 1월 단독으로 선거에 출마해 당선, 3선에 성공했다. 내년 1월까지가 임기다. 흥미롭게도 아시안컵 기간 중 AFC 내 동아시아지역에 할당된 집행위원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FC 총회에서 선거가 열린다. 집행위원에 당선되면 2027년까지 임기를 수행한다. 이는 2025년 1월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체육회 공정위 산하 협, 단체장 출마 규정에는 '국제스포츠 임원 진출에 따른 임원 경력이 필요한 경우', '해당 단체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 평가'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다시 출마 자격을 갖출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나 AFC 집행위원이 된다면 이미 3선 도전 당시 예외를 인정받았던 사례가 있어 또 입후보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지난해 3월 승부조작 등 축구계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들의 사면안을 이사회에 올려 통과시키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한 사례도 있다. 이후 집행부를 대거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클린스만 감독 거취 문제에서 다시 정 회장이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시선이 쏠리면서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는 것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클린스만 감독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는 전직 국가대표와 행정을 경험했던 한 인사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국내 정서를 정확하게 전달만 해줬다면 여론이 더 악화했을까 싶다. 말하기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견제나 조언 가능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라며 혀를 끌끌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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