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크게 맞아”…김 여사, 尹대통령 대담으로 복귀 시동거나
尹, 김 여사 빠진 채 ‘합창 설 인사’…고향사랑기부제 동참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신년 대담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면서, 56일째 두문분출 중인 김 여사가 대외 활동을 재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담 이후 설 민심 등 여론의 향방에 따라 김 여사 복귀 시점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7일 KBS와 진행한 특별대담에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고 아쉽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영상이 공개된 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인데, 뚜렷한 유감이나 사과 표명은 하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입장 표명을 계기로 명품 가방 이슈는 매듭짓고 김 여사가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다음 해외 순방 때 김 여사가 동행하는 것을 기점으로, 봉사 위주의 활동을 다시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명품 가방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아쉬움' 표명에 대해 "국정 신념 대담에서 배우자와 관련한 국민의 걱정에 시간을 그렇게 할애한 건 굉장히 중요한 결심이다. 매를 크게 맞은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활동 재개 필요성을 놓고서도 "배우자로서 대통령에 대한 역할은 내조를 넘어야 한다"며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라는 말은) 잠재적으로 여성 비하적인 메시지가 있다. 시대와는 동떨어진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해외순방 일정을 두고도 "(김 여사가) 무조건 동행해야 한다"며 "부부 간 만찬 등의 일정이 있을 때 혼자 가는 것은 국격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다. 해외순방에 안 가는 것은 국민을 더 부끄럽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SNS를 통해 김 여사 가방 논란에 대해 "이제 그만들 좀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지난 2018년 인도 방문을 겨냥해 "대통령 전용기를 나 홀로 타고 타지마할 관광 갔다 온 퍼스트레이디도 있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놀이 행사에 들어간 국민 세금이 수십억도 더 됐는데 그건 당시 쉬쉬하며 그냥 묻었다"며 "오랜 지인이 준 가방 하나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해에는 등장했던 설 명절 인사 영상에 이번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전날 공개한 대국민 설인사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직원들과 합창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1층에서 대통령실 합창단 '따뜻한 손'과 함께 가수 변진섭의 노래 를 불렀다.
김 여사가 공식행사에 불참한 지는 9일 기준으로 56일째다. 김 여사의 마지막 공식 행사 참석은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마친 이후 서울공항에서 열린 도착 환영식이었다.
다만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는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에 30만 원씩 총 480만 원을 기부했다. 대통령실 공식 자료 제목에 약 두 달 만에 김 여사가 언급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대담에 성난 여론을 달래는 데 효과를 보일 경우 김 여사의 대외 활동은 빠르게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되레 부정 여론이 확산한다면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재등판 시기를 놓고 다시 깊은 고심에 빠질 전망이다. 총선을 직접 뛰어야 하는 여당에서도 김 여사의 활동 재개를 만류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선 윤 대통령의 대담을 통한 국면 전환 시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가방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해명이 공개되자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조차 직접적인 평가를 피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답변"이라는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여당 내에선 이번 대담으로 김 여사 관련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는 걸 넘어, 오히려 설 민심 이슈를 잡아먹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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