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 당시 與 비대위원’ 카이스트 출신 30대 정치인의 총선 출사표

이원석 기자 2024. 2. 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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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출마자들] 울산 울주군에 도전장 낸 장능인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보수는 여전히 업그레이드 필요…새 목소리 진입하도록 혁신적 공천해야”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4·10 총선 국민의힘 울산 울주군 예비후보로 등록한 장능인(34)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변인은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도 굵직한 사회·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전기전자공학 전공으로 카이스트를 졸업한 그는 교육 기부를 목적으로 사회적 기업 '미담장학회'를 설립해 운영하다 20대 초반이었던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되며 현실 정치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2017년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원, 2019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당 대변인을 거쳐 정권교체가 이뤄진 2022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그는 30대 초반이었던 지난 총선 때도 고향인 울주군에서 도전장을 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보수 진영이 가장 침체 됐던 시기 비대위원 등을 맡았던 장 전 대변인은 "여전히 보수는 업그레이드가 많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에 새로운 목소리들이 잘 진입할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서 혁신적인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진 않지만 장 전 대변인은 "봉사의 원칙 중 하나가 무보수성"이라며 "정치도 일종의 봉사로서 유명세라는 보수를 바라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교육 봉사를 놓지 않고 꾸준히 해오고 있다.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장능인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시사저널 임준선

"與, 더 속도감 있게 탁상공론식 규제 풀어야"

비교적 어린 나이에 교육 봉사를 시작한 계기는 뭐였나.

"대학 1학년 때 과외를 많이 했다. 돈은 벌지만 별로 보람은 없었다. 과외를 여럿 하다 보니 부모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학생들의 꿈의 크기 같은 것들이 다르다는 게 보이더라. 3학년 때 같은 학교 사람들과 가진 건 별로 없지만 교육의 기회라도 나누자는 마음으로 봉사 단체를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런데 나중엔 지역 명문 고교에서 '돈을 내고 배우겠다'고 하더라. 그렇게 수익 모델이 만들어지게 됐고, 교육 봉사뿐 아니라 장학 사업까지 하게 됐다. 약 15년간 무료로 공부를 가르친 학생만 5만 명 정도 된다. 카이스트에서 시작해서 전국 12개 정도 학교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는 어떻게 발을 들이게 됐나.

"원래는 리처드 파인먼과 같은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으나 교육 봉사 활동 같은 것들을 하다 보니 공공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보통 카이스트에서는 병역 특례 제도로 인해 군대를 가지 않는데 저는 어쩌다 보니 현역으로 최전방에서 복무를 했다. 그때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봤고, 통일이라든가 그런 부분들에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2012년 대선 때 대전 선대위원장을 지내고 인수위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께서 밥을 한번 사주시면서 '대통령 당선시켰다고 끝이라 생각하지 말고 선대위원장까지 했으니 정권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는 마음으로 본업을 해달라'고 하시더라. 탄핵 이후 비대위 참여를 제안받았을 때는 '다시 보수를 건전하게 고치는 데 기여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수락하게 됐다."

현실 정치에 들어오면서 느낀 보수 진영 혹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뭐였다고 보나.

"탄핵 이후 국민이 양극단으로 나뉘어서 갈등이 크게 심화했다. 결국 정치가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었다. 소통의 부재였다. 정당이 민심을 수렴하는 중간 매개체가 돼야 하는데 그게 잘되지 않았다. 당론을 정할 때도 당원들이 참여하지 않고 지도부나 의원들이 다 정해버린다. 저는 정당이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적 결사체로서 당원들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내고 함께 당론을 정하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꼭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앞으로 그렇게 정치를 할 생각이다."

2017년 1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는 당시 장능인 비대위원

비대위원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어떤 게 있나.

"제가 제안했던 것 중 하나가 홈페이지 입당이었다. 그때(2017년)만 해도 당원 가입 방법이 당사에 찾아가서 종이로 적거나 팩스를 부치는 것밖에 없었다. 또 우리 비대위가 했던 것 중 하나가 당헌·당규에 봉사와 기부 관련 내용을 넣어 강조한 것이다. 정당의 목표는 집권이지만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신분에 상응하는 책임)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는데 요즘 의원들이 서로 특권 내려놓기를 얘기하고 기부하는 문화가 일부 생긴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꽤 시간이 지났고,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도 잡았다. 지금의 보수는 어떤가.

"여전히 보수는 업그레이드가 많이 필요하다. 이젠 집권당이기에 정책 집행을 해야 하는데 입법부 여건 등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더 관심을 갖고 속도감을 내야 한다. 특히 탁상공론식으로 만들어진 탓에 현장의 스타트업을 망하게 하고 대한민국 산업을 암울하게 하는 그런 여러 규제들을 풀어줘야 한다. 최근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 단통법 폐지 등을 발표했는데 진작에 했었어야 했다."

정치 경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진 않다.

"상관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공(功)을 세워도 그 공을 꼭 자기가 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일을 열심히 하면 평가는 알아서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봉사의 원칙 중 하나가 자발성이고 또 하나가 무보수성이다. 정치도 일종의 봉사로서 유명세라는 보수를 바라진 않는다."

"'한동훈 비대위' 공천룰, 4년 전보다 후퇴해"

총선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비대위원이나 대변인 등으로 참여를 하면서 당시 야당의 일원으로 여당의 잘못에 대해 지적을 했다. 4년 전엔 지적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내고 직접 실행해보고 싶단 생각으로 도전했었다. 이번에도 고민은 많이 했지만, 지역에서도 나와 달라는 의견이 많았고, 4년 전에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울산 시민들이 장능인에게 주목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공계 출신으로 울산의 미래 산업과 같은 부분들에 비전을 제시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또 안타깝게도 울산 울주군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에선 제가 유일하게 병역을 포함해 국민의 4대 의무를 완수했다. 국민들이 우리 정치에 신뢰를 못 갖는 부분 중 하나가 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권리는 권리대로 취하고 의무는 다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핵심 공약은.

"인수위 때 제가 참여하기도 했던 내용으로 이번 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교육 발전 특구를 시행하는데 이를 수요자 중심으로 매우 과감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울산이 교육이나 문화에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굉장히 약한데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쓸 생각이다. 무엇보다 미국 스탠퍼드급 대학의 분교를 울주군에 유치할 생각이다. 울산이 제조업 베이스들이 잘 갖춰져 있지만,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창업과 같은 것들이 울산에서 계속 일어나도록 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최근 발표된 '한동훈 비대위' 공천룰의 가점 제도가 청년·신인들에게 더 불리해졌다는 지적도 있는데.

"초·재선 현역 의원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룰이 된 게 사실이다. 반발이 거의 없지 않나. 4년 전엔 가점을 퍼센트포인트(%P)로 줬는데 이번엔 득표율의 퍼센트(%)로 계산해서 준다. 스케일은 그대로다. 즉 20%P가 20%로만 바뀐 것이다. 실제적인 차이는 엄청나다. 지난 총선 때 공관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총선 이후 회고록에 '나름 획기적인 가점 제도를 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가점을 받아도 (공천이) 되는 신인이나 청년이 한 명도 없더라'고 썼다. 근데 그때보다 가점제도가 더 후퇴한 것이다. 현역들이 평소 갖는 어드벤테이지는 상당하다. 형평성이 매우 약화했다고 생각한다."

장능인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시사저널 임준선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이기려면 무엇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보나.

"앞서도 언급했지만, 민생과 관련해 가시적인 부분들을 많이 제시하고 보여줘야 한다. 또 정치권에 새로운 목소리들이 잘 진입할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서 혁신적인 공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정치라는 직업 자체보다는 정치가 이룰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오늘의 작은 행동과 목소리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차원(나비효과)에서 '나비' 같은 정치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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