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완전체 결성’ 우리은행, 기대되는 그들의 ‘조직력’
아산 우리은행은 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와 경기에서 77-64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19승 5패를 기록하며 2위를 확정지었다. 하나원큐는 2연패와 함께 16패(8승)째를 당하며 4위에 머물렀다. 5위 인천 신한은행과는 한 경기차로 줄어 들었다.
1쿼터, 하나원큐 출발이 좋았다. 1분이 지나면서 우리은행이 힘을 냈다. 박지현과 박혜진 그리고 나윤정이 번갈아 득점에 가담했고, 수비마저 효과적으로 전개되며 어렵지 않게 역전에 성공한 후 꾸준히 점수를 추가해 18-10으로 1쿼터를 마무리했다. 하나원큐는 좀처럼 우리은행 방패를 해체하지 못한 채 8점차 리드를 내줘야 했다.
2쿼터, 우리은행이 상승세의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성공적인 수비에 더해진 효율적인 트랜지션과 밸런스를 연거푸 골로 연결해 25점을 몰아쳤다. 하나원큐는 좀처럼 공격에서 해법을 차지 못했고, 중반을 넘어 조직적인 공격이 살아나며 추격했다. 14점을 만들었다. 우리은행이 19점을 앞섰다.
3쿼터, 하나원큐가 쿼터 초반 극강의 집중력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점수차는 순식 간에 10점차로 줄어 들었다. 우리은행은 쿼터 시작 후 3분 안쪽에서 수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점수차를 줄여주고 말았다. 이후는 접전 양상이었다. 결국 우리은행이 61-50, 11점차 리드로 3쿼터를 정리했다.
4쿼터, 하나원큐는 추격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다양한 실험 속에 10분을 지나쳤다. 큰 위기나 변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우위를 지켜내며 승리를 거두었다. 정규리그 2위를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8일 순위 기준으로 1위 청주 KB스타즈에 3경기를 뒤져있다. 남은 경기로 볼 때 청주 KB스타즈를 넘어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성우 감독 역시 모를 리 없는 내용이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지 궁금했다.
게임 전 위성우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은 사실 어렵다고 본다. 지현이와 이샘이가 오늘 경기부터 나선다. 다 모여서 손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승희가 빠진 정예 멤버가 손발 맞춰서 왔으면 좋겠는데 중간에 혜진이가 8주 정도 빠진 때가 있었다. 드디어 다 모여서 경기를 한다. 현재 선수들이 정규리그 남은 경기를 통해 호흡을 맞추는 것이 또 다른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한 유승희를 제외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 경기가 거의 없다. 비 시즌 역시 국가대표 차출과 박혜진 부상 공백 등으로 다 모여 훈련을 해본 시간도 드물다.
우리은행은 ‘조직력’을 배경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팀이다. 농구에서 만큼 욕심은 누구보다 많은 위성우 감독의 지휘 아래 물샐 틈 없는 조직력으로 매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양지희(은퇴)와 배혜윤(용인 삼성생명) 공백 이후 우리은행은 공격에서 5-0 오펜스를 장착했다. 센터 포지션 선수가 없던 우리은행이 만들어야 했던 필수적 전략 중 하나다.
위력을 발휘했다. 내외곽을 겸장할 수 있는 박혜진과 박지현 그리고 김정은(부천 하나원큐)과 김소니아, 최이샘 등으로 짜여진 우리은행 5-0 오펜스는 상대 팀에게 치명적인 무기가 되었다.
이후 김단비가 합류했고, 김정은이 팀을 떠났다. 두 선수는 다소 비슷한 성향의 플레이를 가진 선수다.
5-0 모션 오펜스는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누구 하나도 3점슛 라인 안쪽에 위치하지 않는다. 모두 3점 라인 밖에서 공격을 시작해 스크린과 컬 무브, 그리고 커트 인 등을 통해 인사이드와 외곽에 공간을 만든다. 또, 미스 매치가 발생하면 여지 없이 포스트 업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한다.
선수들은 드리블을 최소화한 패스 플레이와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만들고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잘 될 때는 톱니바퀴가 연상될 정도로 정교하다. 지난 수 년간 KB스타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던 핵심 공격 전략이다.
지난 BNK 전, 앞선 8주 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던 박혜진이 돌아왔다. 하지만 박지현과 최이샘이 이탈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하나원큐 전)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합류했다.
KB스타즈를 상대로 조직력 구축이 필수인 우리은행이 드디어 ‘완전체’를 가동하는 경기가 되었다.
게임 후 위 감독은 “아직 확실히 완성도가 높지 않다. 남은 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더 구축해야 한다. 오늘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확실히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다. 호흡도 더 끌어 올려야 한다. 식스맨들 활약도 중요하다. 윤정이와 명관이 역할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그래야 KB스타즈와 맞설 수 있다.”고 전했다.
KB스타즈와 상대 전적은 1승 3패다.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했던 우리은행은 이후 3번을 내리 패했다. 높이와 한 끝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높이는 해결할 수 없는 숙제다. KB스타즈에 박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족했던 한 끝은 박혜진이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또, 아쉬웠던 공격력은 박혜진 가세로 인한 5-0 모션 오펜스의 올라선 완성도를 통해 일부를 해소할 수 있다.
위 감독이 조직력을 언급한 이유다. 이제 정규리그는 6경기가 남았다. 현재까지 KB스타즈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꼽히고 있는 우리은행이 숙제를 해결하고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까?
남은 우리은행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사진 제공 = W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