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4강, 실패 아냐"…웃으며 입국한 클린스만 사퇴 가능성 '일축'

박지현 2024. 2. 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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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축구 팬 "집에 가" 외치며 감독 향해 엿 던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8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7일 새벽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유효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0-2로 완패하며 탈락한 뒤 이날 돌아왔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26명의 선수 중 이날 귀국한 선수는 조현우(울산), 김태환(전북),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설영우(울산) 등 13명으로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나머지 13명은 카타르에서 곧바로 각 소속 팀으로 복귀했다.

조별리그에서 비겼던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 끝에 완패하며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선수들은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어두운 표정으로 입국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혼자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인천공항에 나온 팬들과 관계자에게 인사했다.

이에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여있던 축구 팬 300여명 중 일부는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이게 축구야!"라거나 "집에 가"를 외치며 감독을 향해 엿을 던지는 등 항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어 현장의 취재진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안컵은 실패가 아니다"라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저도 여러분만큼 이번 대회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라며 "그래도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진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경기로 보답했다. 준결승전에선 요르단이 훨씬 더 좋은 팀이었고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을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이번 대회는 매우 어려운 대회였다. 중동에서 대회가 개최돼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다른 팀들도 상당히 고전했다"라고 해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를 통해 얻는 희로애락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16강전이나 8강전 승리 땐 많은 분이 행복해하셨을 거고, 탈락하면 여론이 달라지고 부정적이거나 극단적인 발언도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비판도 받아들일 줄 아는 게 지도자이자 축구인으로의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성장 과정에 있다. 지난 1년 동안 성장하면서 새로 발견한 부분도 있다. 어린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키며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대표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대회 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거취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현지에서 두 차례 만남을 갖고 대회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며 "긍정적인 것은 물론 보완해야 하는 안 좋은 점도 많이 얘기했다. 당장 코앞에 가다온 3월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비롯해 앞으로 준비할 것들에 관해서 얘기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부임 이후 잦은 해외 일정으로도 비판받았던 그는 업무수행 방식은 기존대로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 예선이 있기에 긴 시간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팀 감독은 출장을 비롯한 여러 업무를 프로팀 감독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 지적이 나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의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을 마치고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주장 손흥민에 대해 "그는 지금도 팀의 주장이고 리더"라며 " 3월에도 당연히 주장으로서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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