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헬스트레이너 공통점은…모두 ‘이것’ 조심해야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2. 9. 10: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젊은 통풍환자 5년새 50% 증가
잦은 음주, 배달음식 섭취 등 원인
지나친 운동, 닭가슴살도 요산 축적 유발
조기진단 후 염증조절 약물로 치료해야

먹방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29세 김씨는 최근 발가락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각종 검사를 받은 끝에 김씨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때부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맥주, 하이볼 등과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어온 것이 화근이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의미의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과다하게 쌓여 팔다리 관절과 주위 연부조직으로 염증이 퍼진 것을 말한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이란 뜻을 갖고 있는데,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이란 아미노산이 몸 속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것을 가리킨다. 맥주를 비롯한 술과 과일주스, 탄산음료 등에도 요산의 전구 물질인 퓨린이 많이 함유돼있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몸 속에서 만들어진 요산 찌꺼기는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와야 하지만 신장에서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할 경우 남은 요산이 쌓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요산 결정이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 신장, 혈관 등에 축적된다”며 “우리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이러한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면 몸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과거 통풍은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선 20~30대의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전체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699명으로 약 18.3% 늘었다. 해당 기간 연령별로 통풍 환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살펴보면 20대가 48.5%로 가장 많이 늘었다. 30대 환자의 증가율은 26.7%로 두번째로 큰 폭을 나타냈다. 40대(22.6%)와 60대(17.1%), 50대(6.9%), 70대(3.8%)가 그 뒤를 차례로 이었다.

송 교수는 “최근 들어 진료실을 찾은 통풍 환자 중 20~30대가 늘고 있는데, 젊은 층의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치킨 등의 고기류와 고지방 배달음식, 소주와 맥주 등을 즐기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데 반해 이들의 신체활동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픽사베이
최효진 가천대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발가락이나 발목 관절이 벌겋게 붓고 보행이 힘들다면 통풍을 의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금주하고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만이 통풍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은 맞지만 지나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 역시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살을 빼기 위해 갑자기 단식을 시작하면 체내 요산 농도가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길 수 있다.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히 오르내릴수록 통풍 위험은 더욱 커진다. 다이어트 중 닭가슴살, 육류, 생선 등의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는 것도 통풍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하루에 섭취해야 할 단백질 양은 몸무게 1kg당 0.8~1g 정도다. 체중이 70kg인 성인 남자라면 하루에 56~70g 정도만 먹어도 충분하다. 송 교수는 “몸짱이 되기 위해 닭가슴살만 먹어서 통풍에 걸린 사람들도 많이 만난다”며 “특히 너무 과격한 운동을 하면 몸 속에 있는 세포가 상당수 깨지면서 그 세포 안에 있는 요산이 혈액을 타고 돌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통풍은 남성에게 주로 생기지만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통풍 발생율이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진다. 그 이유는 요산 배출을 촉진시키는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호르몬이 폐경 이후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60~70대 여성들이 통풍에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이밖에도 통풍 환자라면 아스피린 복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100mg의 저용량 아스피린은 요산 배출을 감소시켜 혈청 요산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통풍의 초기 단계에선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주로 사용한다”며 “그럼에도 발작 증세가 지속될 경우 아프지 않아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요산저하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