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 젤렌스키, 불화설 군 총사령관 해임…"정치적 도박"

박소연 기자 2024. 2. 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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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그동안 불화설이 돌았던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을 현지시간 8일 전격 해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년 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군을 이끌어온 잘루즈니 장군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승리를 위해서는 "시급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잘루즈니 장군에게 "국가의 일원으로 남아달라 요청"했고 "동의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총사령관으로는 지상군 사령관으로서 수도 키이우 방어를 전담해온 올렉산드로 시르스키 장군이 임명됐습니다.

전쟁 초기부터 갈등 빚은 두 사람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만간 잘루즈니 장군을 해임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주부터 파다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했었지만 결국 결단을 내린 겁니다.

두 사람은 전쟁 초기부터 마찰을 빚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잘루즈니 장군이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전투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입장을 밝히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내왔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잘루즈니의 '교착 상태' 발언을 지적하며 "러시아에 도움이 되는 발언이다"라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별다른 설명 없이 잘루즈니 장관의 부관 중 한명인 특수작전부대 사령관을 교체했고, 의료부대 수장도 해임했습니다.

최근에는 대규모 군 징집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습니다. 잘루즈니는 최대 50만 명의 징집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지만 젤렌스키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젤레스키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50만 명 징집'은 "매우 심각한 수치"라며 "징집은 금전적인 문제는 물론 사람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잘루즈니는 미국 CNN에 칼럼을 보내 "인기 없는 조치(군 징집)를 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군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며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젤렌스키의 정치적 도박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군에서 누가 자신의 지도력을 맡게 될지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전쟁 중에 우크라이나 군 최고위층의 대대적인 변화가 전장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키예프 야당 인사들은 잘루즈니 장군 해임은 젤렌스키의 정치적 열망에 따른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물로 젤렌스키와 잘루즈니가 꼽히고 있는데 최근 잘루즈니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키예프 사회학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의 88%가 잘루즈니를 지지했고, 젤렌스키 지지율은 62% 였습니다.

때문에 젤렌스키가 향후 대선에서 자신의 잠재적인 도전자인 잘루즈니를 제거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CNN은 "잘루즈니 해고는 젤렌스키의 정치적 도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시르스키는 누구?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2013년부터 우크라이나 군을 '나토식 표준'으로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2014년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세력과 싸웠습니다.

2022년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이후에는 수도 방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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