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전하는 온정…익명의 기부 천사들

송근섭 2024. 2. 9. 09: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청주] [앵커]

설 명절을 쓸쓸하게 보내야 하는 소외된 이웃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이웃을 위해 익명으로 기부하는 천사들이 충북 곳곳에 찾아왔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일, 단양군청 주차장입니다.

한 여성이 주민복지과 건물로 향합니다.

잠시 뒤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빠른 걸음으로 군청을 빠져나가는 이 여성.

현금 365만 원과 손편지를 전달한 뒤였습니다.

편지에는 "단양군에서 산 지난 30년 동안 이웃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받은 정을 돌려주고 싶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또 하루에 만 원씩, 1년 동안 모은 365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적었습니다.

군청 직원이 이름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여성은 한사코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예인/단양군 희망복지팀 : "주머니에서 돈 봉투랑 편지를 저희한테 주고 바로 나가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분을 찾으러 뛰어나갔는데, 그분이 '편지 읽으면 내용 다 안다'고 (하셨어요.)"]

충주의 한 행정복지센터.

해마다 이맘때면 또 다른 기부 천사의 성금과 편지가 도착합니다.

고향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2004년부터 익명으로 보낸 편지만 수십 장, 기록에 남아 있는 기부 금액만 3천 3백여만 원에 달합니다.

[황장호/충주시 금가면장 : "20년 넘게 이렇게 지속적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고향을 생각한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고요."]

이름 없는 기부 천사들의 작은 선행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없이 따뜻한 명절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