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응] 美 경제 좋아지고 있지만 서민들은 못 느껴… 11월 대선에도 변수
[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제가 표면적으로는 건전해 보인다. 지난해에 2.5% 성장했고 현재 실업률은 3.7%로 낮으며 급등했던 2년전 9.1%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지난 2년간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인 2%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이 같은 지표와 달리 미국 서민들의 경제에 대한 체감은 다르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비싼 식료품값과 기름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주택 가격도 크게 올라 내 집 마련의 꿈도 멀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은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전쟁,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밀입국자 급증 등 여러 가지를 우려하고 있지만 침체 발생 가능성 등 경제 문제를 가정 걱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경제가 건전한데도 서민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들 같은 근로자들이 다음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하는데 절대적이라고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량 해고가 발생하면서 침체로부터의 무풍지대라는 관념이 깨졌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령의 도시가 됐다.
그후 방문객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충격을 겪은 후 불안감은 남아있다.
NYT는 최근 선거 경합주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등록유권자들이 경제를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가 견고하면서도 애매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 보도했다.
미국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둔화됐음에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끌어올린 금리에 주거비와 휘발유, 식료품 같은 품목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보다도 더 비싸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네바다-라스베이거스대(UNLV) 경영경제연구센터 소장 앤드루 우즈는 "미국 경제가 다시 수렁에 빠지면 과거 같은 회복력을 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네바다주를 비롯해 미국 근로자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은 바로 높은 물가에 원인이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우버 운전으로 1주일에 2000달러를 벌던 한 남성의 경우 카지노 손님 감소에 여러 식당을 옮겨다니면서 일한 끝에 임금이 증가는 했지만 식료품 100달러 어치를 구입해도 자동차 트렁크가 썰렁하다고 말했다.
NYT는 실업률 3.7%는 예측을 할 수 없는 세계에서 미국 근로자들에게는 의미없는 수치며 이들은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관련 수치가 좋게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는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는 기대했던 것의 두배에 가까운 35만3000개로 나와 놀라게 했다.
미국 증시도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침체 발생이나 성장 억제가 없으면서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보면서 S&P500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설문조사 기관의 조사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9~40%가 대부분이었다. 2년전과 큰 변동이 없는 수치다.
야후파이낸스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재선을 노리는 미국 대통령 중 선거 9개월을 앞두고 이처럼 국정수행 지지도가 낮은 경우는 지미 카터와 해리 트루먼 밖에 없었다며 이것도 결국 높은 물가를 비롯한 경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25~29일 AP통신과 시카고대 연구여론센터(NORC)가 공동으로 성인 11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경제가 좋다는 응답은 35%, 나쁘다는 65%로 이전 조사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AP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경제 신뢰지수가 올해 미국 대선에서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는 가운데 현재의 건전한 미국 경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직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이 경제를 잘 이끌고 있냐는 질문에 3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AP는 경제를 보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각이 정치 성향에 따라 다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미국 경제가 계속 좋아져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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