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소통” vs “뻔뻔한 변명”…尹 신년대담 엇갈린 평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주 “尹, 명품백 의혹 사과는커녕 억지 옹호”
제3지대 “미진한 연극”…일제히 비판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와 녹화 방송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를 두고 정치권에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 진솔한 생각 말해”, “마치 대통령실에 초대받은 느낌”이라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반면, 야당과 제3지대는 “뻔뻔한 변명”, “봉창 60분” 등 한목소리로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대담을 두고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있는 점에 대해 오해와 걱정이 없게 하겠다는 분명하고도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제2부속실 등의 제도 검토 언급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이상의 정쟁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무차별적으로 비난하기 전에 지난 정부 영부인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을 먼저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정운영에 관한 입장 표명을 놓고도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방향과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며 “경제, 정치, 외교, 안보 현안까지 각종 분야를 넘나들며 대통령의 입장과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물가 안정, 의료 개혁, 의대 정원 확대, 늘봄학교 운영, 저출산 대책, 중대재해처벌법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와 관련해 솔직한 생각과 진정성 있는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와 민심의 무게, 그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께서 궁금해하는 사안을 진솔하게 소통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과 의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민적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국민적 걱정, 우려가 있다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공감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과와 유감 표명이 없었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는 질문에는 “처음 답으로 갈음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 위원장은 또 “(윤 대통령이) 재발 방지책도 말하지 않았나”라며 “대통령실에서 추가적인 시스템적 보완 같은 걸 준비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리스크가 더 이상 언급될 필요가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무슨 리스크라고 프레임을 하는 것에 공감하지 않는다”며 “책임 있는 지휘에 있는 사람은 다 같이 주시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해 ‘몰카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한 것을 두고선 “맞잖아요? 정치공작이 아니라고 생각하진 않지 않습니까”라며 “시계 몰카로 찍은 것이고 지금까지 들고 있다가 총선쯤 터트린 것”이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우려할만한 점이 있었다, 그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처음에는 마음을 좀 졸이고 보기 시작했는데 볼수록 흥미롭게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생각, 또 국정 운영의 방향, 계획들을 알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라며 “마치 대통령실에 초대받은 느낌으로 지켜봤다”고 평가했다. 진행자가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은 누구한테도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어떻게 평가하느냐”라고 묻자, 그는 “충분치는 않지만 국민들에게 어떤 자신의 심정을, 또 그런 경위를 나름대로 표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 신년대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의혹을 옹호하려 생각나는 대로 모든 억지를 모아 가져다 붙여놓았다”고 비판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사과는커녕 몰카 공작으로 몰아붙이는 뻔뻔한 변명이 국민에게 더 큰 심판 의지를 줬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국 역사에 달기, 포사, 서시 등이 나온다. 한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 여성들이긴 한데 그래서 꼭 그 나라가 멸망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점에 그 여인들이 나온다”며 “자꾸 그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안민석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가방을 받은 것은 명백한 진실인데 이것을 대북공작이라든지 공작 정치라든지 프레임을 세우면서 비호하는 행태가 10년 전 내가 최서원 국정농단을 밝힐 때 비호했던 청와대와 당시 자유한국당 모습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디올 백 수수 의혹을 정치공작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며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뇌물죄로 처벌한 모든 사람도 다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면 눈감아 줬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라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검사 시절의 대통령께서 지금 영부인과 가족을 대하는 잣대로 수사를 했다면 절대 스타 검사 윤석열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미진한 연극 한 편 잘 봤다”며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 악물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사회자의 모습이 애처롭다”고 말했다. 이어 “도어스테핑 중단 이후 처음 펼쳐진 대통령의 공식 대담은 일말의 책임의식도 성찰도 없던 ‘봉창 60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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