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접은 학업… 구순에 받은 고교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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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같은 친구부터 자식 같은 학우들이 너무 잘해줘 무사히 공부를 마쳤습니다."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가 뒤늦게 구순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김은성(90) 할아버지는 졸업의 기쁨을 급우들에게 돌렸다.
그는 "구순의 나이에도 이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의 학업은 한국전쟁으로 중단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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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어
여든 넘어서야 배움의 길로
“손주뻘 친구들 덕에 공부 마쳐”
“손주 같은 친구부터 자식 같은 학우들이 너무 잘해줘 무사히 공부를 마쳤습니다.”
10대 후반의 소년은 이후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미군기지의 식당에서 2년 동안 일했고, 작은아버지가 일하던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가축도 돌봤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강원 영월의 시멘트 공장에서 고된 일을 도맡아 했다.
가족을 건사하느라 바빴던 김 할아버지는 여든을 한참 넘긴 나이에 배움의 문을 두드렸다. 2020년 2월 문해교육 기관인 서울 은평구 평생학습관 늘배움학교에 입학했다. 2년 과정을 마친 뒤에는 지금의 송암고로 옮겼다. 이곳에서 40∼80대 늦깎이 급우들과 함께 학업에 매진했다.
고양=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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