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처럼 대출 빨아들이더니…하나은행, 2년 연속 리딩뱅크 ‘기염’[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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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2년 연속 국내 '리딩뱅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은행권 중 블랙홀처럼 기업대출을 흡수하던 하나은행이 '선성장 후수익' 전략의 덕을 톡톡히 보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기업여신의 비중이 적었던 하나은행은 '선성장 후수익'이라는 공감대 위에 지난해부터 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자산을 늘려왔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0.23%로 국민은행(0.22%) 다음으로 낮지만, 성장 중심 전략을 꾀한 만큼 향후 연체율 및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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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실적 경신…‘선성장 후수익’ 통했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하나은행이 2년 연속 국내 ‘리딩뱅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은행권 중 블랙홀처럼 기업대출을 흡수하던 하나은행이 ‘선성장 후수익’ 전략의 덕을 톡톡히 보는 모습이다. 전년 대비 2배 갸량 급증한 비이자이익도 호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12.3%(3808억원) 성장한 3조4766억원을 기록하며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중 1위를 기록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한 하나은행은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1등 은행’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국민은행 역시 최고 실적을 경신했지만, 하나은행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8.86% 성장한 3조2615억원으로, 최초 연간 순이익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0.7% 증가한 3조6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유사한 실적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2조516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는 데 그치며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은행 이익 확대에는 전년도부터 하나은행이 실행해 온 공격적 영업이 영향을 끼쳤다. 상대적으로 기업여신의 비중이 적었던 하나은행은 ‘선성장 후수익’이라는 공감대 위에 지난해부터 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자산을 늘려왔다.
실제 하나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금은 162조460억원으로 지난해 연 말 대비 11.9% 성장했다. 특히 대기업의 원화대출금이 25조84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5% 급증했으며,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10.4% 증가했다. 가계대출금이 0.6%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비이자이익 부문도 크게 늘었다. 보유하고 있는 외환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큰 평가수익을 거둔 것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매매평가익은 9439억원으로 전년(4407억원) 대비 114%나 급증했다. 그룹 내 매매 거래에서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최근 달러를 포함한 환율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며 평가액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호실적에 대해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과 전년 동기 대비 116.1% 증가한 비이자이익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블랙홀처럼 끌어드린 대출자산이 건전성을 해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0.23%로 국민은행(0.22%) 다음으로 낮지만, 성장 중심 전략을 꾀한 만큼 향후 연체율 및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동산 PF, 대체투자영역, 리테일 영역에서 제2금융권 신용대출 및 가계대출 쪽에서 연체율이 상승됐다”며 “올해 전망으로 보면 연체율과 고정이하자산 등은 작년 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비은행권의 부진 및 은행에 대한 과한 의존도를 해결하는 것도 과제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는 2023년 순이익으로 하나은행보다 250억 원 적은 3조4516억 원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보다 연간 순이익을 적게 낸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공격적 영업을 이어나가는 데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진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부재하면 위기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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