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이브리드

서울문화사 2024. 2.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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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보다 심심하고 전기차보다는 유지비가 비싼 차. 혹은 내연기관차보다 경제적이고 전기차보다는 운용이 편한 차. 오늘날의 하이브리드는 어떤 모습일까? 네 대의 차로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살폈다.
- 시승차에는 볼보 리차지 전용으로 나온 20인치 6-스포크 블랙 다이아몬드 컷 휠이 장착됐다.

볼보 XC60 리차지

11.4km/L, 8640만원~

볼보가 태어난 스웨덴은 2006년 세계 최초로 탈석유화를 선언했다. 말 그대로 석유 없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뜻이다. 볼보도 여기에 동참했다. 2021년 볼보는 향후 9년 안에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했다. 약속의 2030년까지 6년이 남은 현재.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볼보 내연기관차는 0대다. 국내 진출한 자동차 브랜드 중 테슬라를 제외하고 친환경 자동차만 판매하는 브랜드는 볼보뿐이다.

위에 보이는 차의 이름은 XC60 리차지다. 볼보는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리차지’를 붙이는데 시승차는 후자에 해당한다. 차에는 2.0L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최고출력은 317마력. 복합 연비는 내연 엔진 모델에 비해 약 2.0km/L 더 높다. 이렇게 완성된 XC60은 지난해 볼보뿐 아니라 국내 판매된 모든 수입 SUV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 신형 프리우스 디자인에서 가장 호평을 받는 헤드램프. 망치 머리를 형상화했다.

토요타 프리우스 PHEV XSE

19.4km/L, 4990만원~

개념적으로 현존하는 모든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배터리 용량을 키우고 충전 포트를 넣으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빼고 모터와 배터리를 키우면 전기차, 엔진 대신 수소 탱크와 수소를 전기로 만들어주는 퓨얼 셀 스택을 넣으면 수소차다. 이 모든 가능성을 알린 신호탄이 토요타 프리우스다. 프리우스는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로 출시되었고, 그 이후 하이브리드는 자동차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

기존 프리우스는 연비로 타는 차였다. 디자인이나 편의 장치가 열악하거나 마음에 안 들어도 경제성이 좋았다. 그러던 프리우스가 이번 5세대는 디자인을 앞세웠다. 공기역학을 위해 한껏 눕힌 A필러를 그대로 살린 채, 루프 라인-후면부까지 이어지는 화살촉 모양의 실루엣을 완성했다. 그 결과 신형 프리우스의 날렵한 헤드램프나 뒤 라인을 보면 일본 양산차가 아닌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가 떠오른다. 이전 세대의 15인치 휠을 19인치로 키워 차가 더 크고 날렵해 보인다.

- 신형 RX 라인업에는 모두 파노라마 선루프와 루프레일이 기본 적용된다. 승차 정원은 5인.

렉서스 RX 500h

10.0km/L, 1억1703만원~

한국 자동차 시장은 럭셔리가 유독 잘 통하는 곳이다. 독일산 고급 승용차들이 본국에서보다 더 많이 팔리고, 수억원대의 슈퍼카 브랜드 역시 매년 판매 대수를 늘려가고 있다. 그 사이에 렉서스의 성장세도 견고하다. 렉서스는 2023년 한국에서 총 1만3561대를 판매했다. 2001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실적으로, 형제 브랜드인 토요타 판매 대수(8495대)를 크게 웃돈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으나 렉서스의 ‘럭셔리 하이브리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중에서도 RX가 의미 있다. 렉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2006년 출시된 렉서스 2세대 RX400이다. 지금 보고 있는 차는 5세대 RX 중 최상위 버전인 RX 500h다. 2.4L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올라간다. 두 단계 아래의 RX 350h에 비하면 연비는 3.6km/L 낮지만, 출력은 122마력 높은 371마력이다. 현행 5세대 RX는 내연기관 1종, 하이브리드 3종으로 제작되지만 국내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출시된다.

-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7·9인승으로 선택 가능하다. 길이는 내연기관 모델과 같지만, 전고는 10mm 더 높은 1785mm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14.0km/L, 3925만원~

‘달러를 아끼는 차’. 1998년 출시된 1세대 카니발의 광고 문구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 2년 차를 지나고 있었고, 카니발은 처음부터 줄곧 ‘경제성’을 셀링 포인트로 앞세웠다. 경제성은 연비뿐 아니라 공간에도 통한다. 카니발이 제공하는 넓은 공간은 한국인이 삶의 질을 챙기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정서와 통하는 면이 있다. 카니발이 처음 출시된 199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이미 1.5명 이하였지만, 합계출산율이 0.7명대에 불과한 지금도 카니발은 잘 팔린다.

올해 카니발에서 눈여겨볼 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카니발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올라간 것은 이번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처음이다. 파워트레인은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54kW 출력의 구동 모터를 연결해 최고 245마력의 출력을 낸다. 3.5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49마력 낮지만, 복합 연비는 5.0km/L나 더 높아진다. 애초에 카니발은 운전 재미보다 실용성으로 타는 차다. 신형 카니발 전체 계약자 중 90%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했다.

Editor : 주현욱 | Photography :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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