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어디 떴나

서울문화사 2024. 2.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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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페이즈가 인상적인 시계 4개를 골라 다이얼 속 달을 살폈다.

1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울트라 씬 문

예거 르쿨트르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브랜드 중에서도 무브먼트 제조술에 특화되었다. 성수동에서 2년 전 인터뷰하기 위해 만난 예거 르쿨트르 CEO 캐서린 레니에도 자신들의 강점을 “시계 제조의 180단계에 모두 정통한 ‘무브먼트 건축가’”라고 했다. 예거 르쿨트르의 오토매틱 문페이즈 역시 CEO도 자랑한 무브먼트 건축술이 드러난 수작이다. 별도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더하기 때문에 보통 문페이즈 시계는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이 시계는 필연적으로 두꺼워지기 쉬운 오토매틱 무브먼트임에도 두께가 얇다. 잘 하는데 수수한 것 역시 예거 르쿨트르의 오래된 미덕이다. 이들은 달을 그릴 때도 수수하다. 달에 얼굴을 묘사하리는 등의 재주를 부리는 대신 달 옆에 별을 살짝 그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냈다.

지름 39mm

두께 9.3mm

케이스 핑크 골드

무브먼트 오토매틱 문페이즈

스트랩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

방수 50m

가격 3320만원

이런 사람에게 손목에 잘 감기는 달을 원하는 사람

2 IWC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기계식 시계의 구조가 복잡한 걸 ‘컴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크게 두 종류다. 달력 혹은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는 달력계 컴플리케이션의 한 방편, 달의 움직임을 기계적으로 표현한다. 달의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데 문페이즈만의 성정이 있다. IWC는 고급 시계 중 미묘하게 자기만의 노선이 있다. 화려하다고 하기엔 절제되어 있고, 심심하다기엔 할 건 다 한다.

이 시계에 IWC만의 상반된 특징이 들어 있다. 남성적인 파일럿 워치에 시계 케이스 지름을 46.2mm로 만든 뒤 윤년 시간까지 알려주는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를 집어넣었다. 개념적으로 상당히 고전적인 시계인데 IWC의 스포츠 룩을 입으니 또 달라 보인다. 달을 보여주는 방법도 실용적이다. 남반구와 북반구의 달 모양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 달이 두 개다.

지름 46.2mm

두께 15.4mm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무브먼트 오토매틱 퍼페추얼 캘린더

스트랩 그린 러버 스트랩

방수 60m

가격 4470만원

이런 사람에게 눈에 띄는 달을 원하는 사람

3 브라이틀링

프리미에르 B25 다토라 42

문페이즈가 일상적인 손목시계의 기능은 아니다. 그러므로 문페이즈는 어느 정도 가격대가 나가는 시계에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날짜와 요일 기능 정도만 갖춘 기본적 무브먼트와는 아무래도 다르니까. 그래서 문페이즈를 포함한 컴플리케이션 손목시계의 실용적 화두는 두께다. 브라이틀링 다토라가 새로 나왔을 때도 해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15.4mm에 이르는 두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시계는 두께를 감안하고도 멋진 부분이 많다. 다토라는 수직축에 달력을, 수평축에 크로노그래프를 배치했다. 12시 방향의 브라이틀링 로고 위로 날짜와 월을 보여주는 창이 있고, 6시 방향에 날짜와 달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문페이즈 창이 보인다. ‘달의 얼굴’ 요소로 문페이즈를 나눌 때 브라이틀링은 얼굴이 있는 달이다. 깊은 고민에 빠진 듯한 느낌이다. 두꺼운 만큼 방수 성능이 높다.

지름 42mm

두께 15.3mm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무브먼트 오토매틱, 날짜·요일·월 표시, 문페이즈, 크로노그래프

스트랩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

방수 100m

가격 1948만원

이런 사람에게 빽빽한 눈금 사이의 달을 보고 싶은 사람

4 블랑팡

콴티엠므 퍼페추얼 8 데이즈

유명 하이엔드 브랜드에 비해 덜 알려졌을 뿐 블랑팡은 상당한 브랜드다. 사양은 매우 좋고 가격은 (고가품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어떤 시계를 봐도 생각 이상의 디테일이 들어 있다. 사진 속 콴티엠므 퍼페추얼 8 데이즈 역시 블랑팡이 가진 미덕의 증거다. 일단 기계적 스펙이 훌륭하다. 퍼페추얼 캘린더에 8일 파워 리저브를 지원하는데 두께는 13.5mm다. 조작성도 좋아서 케이스 뒤편의 버튼들로 쉽게 세팅을 완료할 수 있다. 외부 장식도 기계적 요소만큼이나 대단하다.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새하얀 에나멜 다이얼 아래로 블랑팡 특유의 엉큼한 표정을 지은 문페이즈가 보인다. 저 작은 달에 익살스러운 표정을 새기는 것이야말로 장인정신이다. 이 시계가 꽤 비싼 건 확실하다. 다만 이 가격의 의미와 가치를 안다면 블랑팡을 한 번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지름 42mm

두께 13.5mm

케이스 레드 골드

무브먼트 오토매틱,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스트랩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

방수 30m

가격 8150만원

이런 사람에게 시계에 대한 심미안과 이해도를 갖춘 사람

Editor : 박찬용 | Photography : 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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