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인생2막 열어야죠"…폴리텍 입학, 3년새 14.4% '껑충'

고홍주 기자 2024. 2.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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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연구생으로 마약성 진통제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하면서 IT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광명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분석과 하이테크 과정에 입학해 10개월 간 기업 맞춤형 커리큘럼을 이수했다.

2년제 학위과정 입학자 중 해외에서 수학하다 폴리텍에 입학한 경우는 2021년 16.8%에서 2022년 18.3%, 2023년 20.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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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228명 입학…2021년 대비 14.4%↑
하이테크·신중년특화과정이 증가세 이끌어
[서울=뉴시스] 한국폴리텍대학 영남융합기술캠퍼스 스마트패션소재과 학생이 3D프린터를 활용해 자카드 제품 디자인 실습을 하고 있다. 2024.01.14. (사진=한국폴리텍대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정수영(29·남)씨는 간호학과를 나와 간호사로 취업까지 했지만, 진로를 정보기술(IT) 개발자로 바꾸기로 했다. 학부 연구생으로 마약성 진통제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하면서 IT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광명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분석과 하이테크 과정에 입학해 10개월 간 기업 맞춤형 커리큘럼을 이수했다. 졸업 프로젝트로 주요 질환의 발병을 예측하고 보험 가입과 보험금 청구를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정씨는 "학부생 때 병원에서 실습하며 구상했던 걸 기술로 구현하면서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하나금융TI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 정홍주(50·남)씨는 20년간 학원을 운영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하면서 2년 전 학원을 닫았다.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다 폴리텍 항공캠퍼스에서 '항공기 기체 제작' 신중년특화과정 교육을 받고 재취업에 성공했다. 3개월 간 하루 6시간씩 특훈을 받은 덕분이다. 정씨는 "항공기 부품은 L(왼쪽), R(오른쪽) 구분이 어려운 게 많은데, 폴리텍에서 교육 받고 어려움 없이 일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에 보람차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씨는 항공기 부품 표면처리 기업 품질관리 부서에서 검사직으로 일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하나의 직업만을 천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생 2막'을 찾아 직업훈련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국폴리텍대학의 입학생이 최근 3년 간 14%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직업훈련 입학생은 9228명이었다. 2022년(8867명) 입학생에 비해 4.07% 증가했고, 2021년(8067명)과 비교하면 무려 14.39% 증가했다.

이 같은 입학생 증가세는 디지털이나 반도체 기술 등을 교육하는 '하이테크' 과정과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돕는 '신중년특화과정'이 견인하고 있다.

하이테크과정은 39세 이하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2년제 혹은 4년제 졸업 후 미취업자가 지원할 수 있다. 2021년 1101명이던 입학생은 이듬해 1222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1531명이 이 과정으로 폴리텍에 입학했다. 원래 전공과 상관없이 신산업기술을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신중년특화과정은 40세 이상의 중장년의 전직, 재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설비관리, 건설기계 등 자격 취득에 따라 재취업이 용이한 직종이다. 울산캠퍼스는 용접, 대구캠퍼스는 패션 등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해 구성돼있다. 2021년 1574명이었던 입학생은 2022년 2512명으로, 2023년에는 2588명으로 3년 새 64.42%나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2021~2023년 한국폴리텍대학에 입학한 입학생 수. 2024.02.09. (자료=한국폴리텍대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해외파들의 '유턴'도 눈에 띈다. 2년제 학위과정 입학자 중 해외에서 수학하다 폴리텍에 입학한 경우는 2021년 16.8%에서 2022년 18.3%, 2023년 20.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UEA) 약대 파운데이션(학부예비과정)을 수료한 박소희(26)씨가 대표적이다. 박씨는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대전캠퍼스 스마트로봇자동화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해 생산자동화산업기사 등 3개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자동화장비 유지관리 업체인 사람과 세상에 취업해 헝가리 SK이노베이션 이차전지 공장에서 장비 제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임춘건 폴리텍 이사장 직무대리는 "학력과 경력 등에 관계 없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도전과 성장을 위해 우리 대학을 찾고 있다"며 "저마다 능력과 적성을 살려 좋은 일자리를 찾고 역량을 펼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폴리텍은 내달 중순까지 2년제 학위과정과 직업훈련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폴리텍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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