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바우어 처절한 호소 "최저연봉에 날 데려가, 수억 달러 필요 없어"
바우어는 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에이스 자원을 다년계약과 수억 달러, 그리고 엘리트 유망주를 대가로 데려오고 싶지 않다면, 나를 최저연봉으로 데려갈 수 있다"고 자신을 홍보했다.
현재 바우어는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이다. 지난해 뛰었던 일본프로야구(NPB)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재계약을 맺지 못한 그는 소속팀을 찾아나서고 있다. 바우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개인훈련을 하는 영상을 올리며 '셀프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바우어는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투수 최대어인 블레이크 스넬(32)을 언급했다. 지난 2016년 탬파베이에서 데뷔한 스넬은 빅리그 통산 8시즌 동안 191경기에 등판해 71승 55패 평균자책점 3.20의 성적을 거뒀다. 992⅔이닝 동안 1223삼진을 잡아내며(9이닝당 11.1탈삼진)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특히 스넬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7명뿐인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이미 2018년 탬파베이 시절 아메리칸리그에서 사이영상을 받았던 그는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180이닝 동안 234탈삼진을 잡아내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냈다. 이에 스넬은 앞선 양대리그 수상자인 게일로드 페리,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로이 할러데이, 맥스 슈어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바우어가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그는 "스넬은 다년계약을 통해 수억 달러의 계약을 따낼 것이다. 그는 그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이영상 수상자를 향해 큰 대가를 치르고 싶지 않은 팀이라면 나를 최소 연봉을 주고 영입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기준 메이저리그의 최저 연봉은 70만 달러(약 9억 3000만 원)다.
바우어는 "로스터에 추가하기 위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돈은 0이다. 승리를 하고 싶지만 대규모 투자를 하고 싶지 않은 팀에게는 옵션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대학(UCLA) 시절부터 천재 투수로 정평이 났던 바우어는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애리조나에 지명받았다. 그의 앞에는 게릿 콜(피츠버그 지명)과 대니 헐츤(시애틀 지명) 단 두 명만 있었을 뿐이었다. 짧은 마이너리그 생황을 거쳐 그는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시즌 종료 후 신시내티, 클리블랜드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다. 이 트레이드는 추신수(SSG)가 신시내티로 넘어가면서 국내 팬들에게도 알려졌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바우어는 2016년 190이닝을 소화하며 12승 8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듬해 커리어 하이 승수인 17승을 거뒀던 그는 2018시즌 12승 6패 평균자책점 2.21이라는 우수한 기록을 냈고, 생애 첫 올스타 선정과 함께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6위에 올랐다.
이에 FA가 된 바우어에게 관심이 쏟아졌고, 결국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599억 원) 계약을 맺었다. 2021시즌 그는 6월까지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는 듯했다.
그러나 시즌 도중 성폭력 혐의가 불거지며 바우어는 커리어가 꺾이기 시작했다. 본인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들이 계속 나왔고, 결국 MLB 사무국은 지난해 4월 바우어에게 32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바우어는 곧바로 항소했고, 지난해 12월 194경기 정지로 완화됐다. 그러나 소속팀 다저스는 바우어를 방출했고, 나머지 29개 구단도 그를 영입하지 않았다.
바우어는 일본에서 부상으로 고생했고, 초반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8월 말 부상으로 시즌아웃 될 때까지 19경기에 등판한 그는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 130⅔이닝 130탈삼진 31볼넷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비싼 몸값으로 인해 바우어는 재계약을 맺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일본에서 교통사고 사망 사건을 일으켰던 주일미군의 석방을 응원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겨 지탄의 대상이 됐다. 바우어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결국 일본팀과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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