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을 떠도는 낯선 풍경...이상남과 장재민
[앵커]
아날로그와 디지털,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어서는 두 작가의 전시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이상남 작가는 기하학적 이미지를 뒤섞어, 장재민 작가는 풍경과 정물화의 경계를 지우며 화폭을 떠도는 낯선 풍경을 선보였습니다.
이교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단일한 색조에 여백이 많은 초기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공상과학영화 장면 같은 풍경과 만납니다.
매끈한 선과 면이 어긋나고 겹쳐지고, 기계문명의 상징 같은 기호들이 화폭 곳곳에서 떠돌며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합니다.
[이상남 / 작가 : 상상할 수 있는 그 이미지를 내가 넌지시 펼쳐 보여서 보는 사람들에 의하여 그것을 뭔가 엮어가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게끔 제가 그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보거든요.]
40년 이상 날마다 그려 축적해온 숱한 도면에서 뽑아낸 마음의 풍경화는 회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실험입니다.
[이상남 / 작가 : 아날로그와 디지털, 이를테면 건축과 회화의 샛길을 건드린다 그럴까, 걸어간다고 그럴까 그것이 제 작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고 볼 수 있겠죠.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고…]
제주 물웅덩이 '쇠소깍'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으로 그린 작품엔 굵고 가는 선이 뒤엉켜 스산하면서도 신비로운 기운이 감돕니다.
얼핏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풍경화가 아니고 정물화 같지만 정물화도 아닌 그림들은 찰나의 감각을 상상으로 그린 것입니다.
저 멀리 섬과 눈앞의 화초 같은 형상이 겹쳐져 시공의 틀에서 벗어나 상상의 지평을 넓힙니다.
[장재민 / 작가 : 이 캔버스 안에 담겨 있는 어떤 장면만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캔버스 프레임 바깥까지 이제 좀 더 넓은 영역까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여지를 제시하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처음으로 유화보다 얇은 결의 아크릴릭 구아슈 물감을 선택하는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중첩 시킨 상상의 풍경은 회화의 틀을 깨며 관객을 낯선 체험으로 유혹합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 전시 정보
이상남 개인전 <마음의 형태>
2024년 1월 25일~3월 16일
페로탕 서울
장재민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
2024년 1월 31일~3월 2일
학고재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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