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죄송합니다'…주주환원 나서는 상장사

김인경 2024. 2.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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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대형주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나서며 '어닝쇼크'도 이어지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등 불안한 대외경제 탓에 악화한 실적으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상장사들은 저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부터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우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뿐만아니라 실적악화가 이어지면 현금 흐름도 둔화하며 주주환원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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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Q 실적발표 상장사 중 58.4%가 어닝쇼크
시총 1위 삼성전자·이익 1위 현대차도 눈높이 못맞춰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역대급 환원 나서며 '달래기
정부 밸류업프로그램 분위기도 뒷받침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대형주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나서며 ‘어닝쇼크’도 이어지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등 불안한 대외경제 탓에 악화한 실적으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상장사들은 저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부터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우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정부가 이달 발표를 앞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도 맞닿은 행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중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곳은 전날까지 178곳에 이른다. 그러나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기대치를 웃돈 기업은 74곳(41.6%)에 그친다. 반면 어닝쇼크를 기록한 상장사는 104곳(58.4%)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10% 넘게 밑돌면 ‘어닝쇼크’로 분류한다.

시장이 기대한 영업이익의 10%도 못 거둔 기업(시장기대치 90% 하회)은 세아베스틸지주(001430) 인탑스(049070), S-Oil(010950) 등으로 나타났다. 대형주인 삼성전자(005930)도 2조824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시장 기대치(3조7441억원)을 24.56% 하회하는 실적을 냈고 4분기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차(005380)도 3조4078억원을 벌었지만 시장 기대치(3조7665억원)를 9.52% 밑돌았다.

4분기는 ‘일회성 비용’이라는 변수가 있어 통상적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기업이 많다. 임직원 상여금이나 성과급, 퇴직금 등 인건비부터 인수합병(M&A) 대금이나 리콜 등 비용까지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비율의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2주간(1월 26~2월 8일) 코스피는 6.04% 오르며 2619.57로 마감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도 작용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대규모 주주환원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했지만, 시장기대치(3102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8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고 주가의 약세는 단 하루(6일, -4.96%)로 끝낼 수 있었다.

에스엠(041510)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이 20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303억원)를 32.0% 하회한 가운데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소각 규모는 150억원이다.

대규모 충당금으로 어닝쇼크를 낸 우리금융지주(316140)와 하나금융지주(086790) 역시 주주환원을 강화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기말 주당 배당금을 1600원으로 확정하고, 추가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주주 환원율은 33%에 육박한다. 실제 하나금융은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3%대 상승세를 탔고 이튿날인 이달 1일에는 무려 8%대의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주주환원을 많이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뿐만아니라 실적악화가 이어지면 현금 흐름도 둔화하며 주주환원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규모의 주주 환원 정책과 더불어 확고한 비전과 성장을 바탕으로 한 견조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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