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야" 이름 불러주자 고개만 살짝…'외래 동물' 어쩌나
[앵커]
동물원에 있어야 할 거 같은 '라쿤'이 도심에 나타나는 일이 꽤 있죠. 라쿤이나 미어캣 같은 동물을 볼 수 있는 '이색 동물 카페'의 관리 소홀로 생긴 일인데요. 결국 지난해 말부터 이런 동물들은 동물원에서만 전시해야 한다는 법이 통과됐는데 문제는 수천 마리나 되는, 갈 곳 없는 동물들입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공손히 간식을 받아먹는 라쿤, 이름은 '갈비'입니다.
야생동물이지만, 사람 손길에 익숙합니다.
지난 8년 '동물 체험 카페'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카페가 문 닫으며 보호센터를 떠돌고 있습니다.
반 평 남짓한 철창 속 '개체번호 51번'이 됐습니다.
[갈비야.]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고개를 살짝 들더니 곧 웅크려버립니다.
밥은 주사기로 먹여줘야 겨우 넘깁니다.
[서영덕/서울시야생동물센터 수의사 : 주변 환경에 대한 경계심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로 보이고 있습니다.]
'갈비'가 있던 카페가 폐업한 건, 지난 12월 시행된 새 야생동물보호법 때문입니다.
동물원이 아니면 야생동물을 전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2027년까지 유예기간을 뒀지만, 그 사이 동물을 만지도록 하는 건 안 됩니다.
일부 업소의 열악한 환경에 학대 논란까지 있던 터라, 법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문제는 문을 닫게 될 업소에 전시되던 2000여 마리를 어디로 보낼 거냐는 겁니다.
[라쿤카페 관계자 : 왜 강아지들은 되는지, 우리는 왜 안 되는지. 솔직히 집에서 얘네를 7마리인데 어떻게 다 키워요?]
벌써 버려지는 동물들이 생길 거란 우려까지 나옵니다.
환경부는 일단 충남에 보호소 한 곳을 준비 중입니다.
4월 문을 여는데, 400마리 정도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또 다른 지역에 시설 설치를 하고는 있어요.]
이미 사람 손을 타 자연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
보호시설이 넉넉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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