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얜 정말 감독님 아들이라니까요”
“감독님을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죠.”
프로축구 FC서울이 자랑하는 외국인 듀오 일류첸코(34)와 팔로세비치(31)는 요즈음 선수들 사이에서 팔불출로 통한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의 스승인 김기동 감독을 재회했다는 기쁨을 좀처럼 숨기지 못해서다.
지난 6일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의 한 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두 선수는 “운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류첸코는 “팔로세비치와 종종 감독님 얘기를 꺼냈지만 정말 다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프로의 세계에선 드문 일”이라고 웃었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김 감독과 재회를 반긴 것은 포항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담겼다. 두 선수 모두 포항을 떠난 뒤 완만한 내리막을 걸었기 때문이다. 일류첸코가 포항에서 마지막으로 활약했던 2020년 19골을 터뜨렸다면, 팔로세비치는 그해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지난해 각각 5골과 4골 1도움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일류첸코는 “감독님의 축구 스타일은 우리에게 최적화됐다”고 말했고, 팔로세비치는 “솔직히 감독님 밑에서 뛰었던 2020년이 커리어 하이다. 올해는 다시 그 활약을 재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 선수들도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김기동 효과로 살아나길 바라며 ‘누가 감독님의 진짜 아들’이냐고 장난섞인 질문을 던진다. 즉석에서 서로를 (아들이라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가리킨 두 선수의 얼굴에선 불쾌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일류첸코는 “우리 감독님은 팔로세비치를 어화둥둥 아낀다. 훈련이나 경기를 보면 맨날 ‘팔로’ ‘팔로’”라며 “난 무조건 뛰게만 한다”고 말했다.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연습경기를 떠올리면 이해할 법 했다.
김 감독은 경기 내내 “팔로”를 외치면서 움직임을 조정했는데, 그 덕분에 팔로세비치의 득점이 나왔다. 팔로세비치는 “확실히 감독님이 날 많이 부르기는 한다”면서 “감독님이 득점이라는 명확한 역할을 정리해주시니 더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확실히 4년 전처럼 세컨 스트라이커에서 뛰는 게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일류첸코가 소외받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에게 포항 시절의 역할을 주문하면서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격려했다. 일류첸코도 “상대 수비와 싸우면서 동료와 연계 플레이에 힘쓰는 지금 역할이 나한테 어울린다”고 말했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옛 스승에게 보답할 길은 성적 하나다. 지난 4년간 파이널라운드B(7~12위)에 머물고 있는 서울을 그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팔로세비치는 “지금껏 서울에선 항상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거짓말이 됐다. 올해는 새로운 팀으로 변했으니 더 잘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류첸코도 “골이 아닌 팀 성적이 내 목표다. 파이널라운드B에 떨어진 경험은 지난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올해는 무조건 A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기리시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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