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와 협상 통한 해결 원해… 단, 美 우크라 무기공급 멈춰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일(한국시각) 공개된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하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결코 거부하지 않았다”며 “협상의 조건으로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었다”고 전했다.
이날 자신의 개인 웹사이트에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방송한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이 있는 미 극우 성향의 논객이다. 지난해 4월 미 대선 투표 조작설 보도와 관련 폭스뉴스가 투표기 업체에 7억8750만 달러(약 1조400억원)를 배상하기로 한 지 일주일만에 해고됐다. 앞서 외신들은 현지시각 7일 크렘린궁을 인용해, 러시아를 방문한 칼슨이 전날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인터뷰 했다고 전한 바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시작된 전쟁 이후 푸틴 대통령이 서방 언론인과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인터뷰가 성사된 이유로 “칼슨의 입장이 나머지 서방 언론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칼슨은 2019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분쟁 당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친(親)러시아 성향을 보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책임을 서방에 돌리거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 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올해 11월 예정된 미 대선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크렘린궁의 이번 결정이 “공화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사상과 연결하려는 푸틴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복귀해 우크라에 대한 군사 지원을 차단하길 바라는 러시아의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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