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특수’에 노 젓는 학원가 “킬러 없는데 의대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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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늘려 매년 5038명의 의대생을 뽑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사교육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입시업체들은 즉각 의대 입시 설명회를 여는 등 '의대 특수'를 노려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대학·지역별 의대 모집정원이나 지역인재 선발비중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희망을 갖고 의대에 '올인'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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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늘려 매년 5038명의 의대생을 뽑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사교육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입시업체들은 즉각 의대 입시 설명회를 여는 등 ‘의대 특수’를 노려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대학·지역별 의대 모집정원이나 지역인재 선발비중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희망을 갖고 의대에 ‘올인’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입시업체들은 전날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의대 입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서울 대치동 ㄱ학원은 지난 6일 누리집에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확대 결정 65.4% 증원’ ‘(학원)의대관 장학 혜택 확대 결정’등의 문구를 내걸고 의대 맞춤 재수 정규반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오는 13일에는 ‘킬러(초고난도 문제)가 없는데 의대를 못 가?’란 이름을 달고 입시설명회를 연다.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 중심의 의대증원을 예고한 데 따라, 비수도권 지역 학원가도 크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부산 사하구에 있는 ㄴ학원은 이날 의대 증원 발표 기사를 블로그에 공유하며 “부산, 경남권, 울산 소재 수험생들은 지역인재 전형으로 의대 입시에 더욱 유리해질 전망”이라며 “오는 3월부터 초등부 의대관, 중등부 의대관, 고등부 의대관 3개 트랙을 운영해 의대 입시 전문 교육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학원가에선 주말도 수업하는 소수정예 의대 특별반, 의예과 대비 과목별 집중클리닉, 반수생을 위한 야간반, 의대 생기부 맞춤 컨설팅 등 각양각색의 ‘의대 겨냥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역인재전형을 노리고 서울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입시 유학’이 성행할 분위기도 감지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한겨레에 “초·중등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며 “최근 들어온 문의를 보면 지역인재전형의 유불리를 물어보는 단계는 지나갔고 이제는 언제, 어느 지역으로 입시 유학을 보내는 게 좋겠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역인재전형을 의대 입시를 위한 굉장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나 수험생들은 사교육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예비 고1 학부모인 정미진(51)씨는 “아이가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데, 2028학년도부터 대입개편안이 적용되어 재수는 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게 가장 불안하다”며 “재수를 하지 않도록 고1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하려 한다. 당장 돈이 많이 들어도 학원은 보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수험생이 모여 있는 입시 커뮤니티에도 “의대 대비반 추천해달라” “ㄷ학원 의대관 지원하려면 수능 등급이 얼마나 되어야 하느냐” 등 대형학원 의대반에 관한 정보를 묻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대학·지역별 정원 규모나 선발 방식 등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올인’을 섣불리 판단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도권 학생들은 사실상 (60%로 확대하는 지역인재전형을 제외한) 40%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크게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자기 실력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도 “2028학년도부터 수능을 비롯한 모든 대입 방식이 개편되기 때문에 3년 안에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점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직장인 등 오랜 기간 학습을 멈춘 이들은 의대를 목표로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가는 게 위험한 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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