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에선 '외로움'도 공중보건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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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 카운티가 미국 최초로 외로움을 '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했다.
샌마테오 카운티 감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외로움을 공중보건 위기로 선언하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연결을 촉진할 수 있는 조치를 모색하기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2022년 샌마테오 카운티가 자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민의 45%가 외로움과 고립감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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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 카운티가 미국 최초로 외로움을 ‘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했다.
샌마테오 카운티 감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외로움을 공중보건 위기로 선언하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연결을 촉진할 수 있는 조치를 모색하기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데이비드 카네파 샌마테오 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가 하려는 일은 혼자만 외로운 상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며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카운티가 지원할 것이란 약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카네파 부위원장은 영국, 일본 등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국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일본은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했으며 고독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2023년 2월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17%가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샌마테오 카운티가 자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민의 45%가 외로움과 고립감을 겪고 있다.
젊은 사람 대비 노인은 혼자 사는 경우가 많고 이동에 제한이 생겨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다.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축소돼 사람을 사귀는 것도 어려워진다. 만성질환 등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아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을 느낄 위험도 높다.
샌마테오는 미국의 다른 카운티보다 노인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평균 16%인 반면 샌마테오는 18%를 넘는다. 특히 샌마테오의 북부 지역은 노인의 45%가 1인 가구로 생활하고 있어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더욱 높다.
카네파 부위원장은 샌마테오에 거주하는 10대와 젊은 성인들의 외로움 또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잦다는 점을 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인한 외로움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샌마테오 카운티와 지역적으로 밀접한 실리콘밸리의 높은 성취도를 꼽았다. 젊은 사람들이 성공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는다는 것이다.
카네파 부위원장은 사회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웃과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인프라 투자, 메타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협력해 주민 간 커뮤니티 모임을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다. 샌마테오 카운티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미국도 영국이나 일본처럼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하는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카네파 부위원장은 또 외로움이 발생하는 원인 파악, 최저 임금 인상을 통한 사교활동 시간 보장, 가족 휴가 및 의료 제공 확대, 공원 및 도서관 등 커뮤니티 시설 마련 등 사회화 장려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체활동, 식단, 수면 등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 역시 외로움을 완화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했다.
한편 한국도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성취를 요구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샌마테오의 비상사태 선포 및 이와 관련된 일련의 정책과 대응 방식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1인 가구 비율이 급증하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인구가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1인 가구 5명 중 1명이 고독사 고위험군이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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