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경질’ 윌리엄스의 KIA 회상…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최고의 선수들 지도했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팀 성적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KIA는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칼을 빼들었다. 팀을 이끌어가는 두 수장인 감독과 단장을 모두 교체했다. 3년 계약으로 한국 무대를 밟은 맷 윌리엄스(59) 감독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팀을 떠났다. 계약 해지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경질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22년 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경질의 느낌은 없었다는 게 당시를 떠올리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팀 쇄신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고 윌리엄스 감독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KIA는 당시 KBO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던 윌리엄스 감독을 잘라내며 찾아올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리더십 변화를 꾀했다.
시계를 2020년을 앞둔 시점으로 돌려보면 사실 큰 기대 속에 시즌을 시작한 KIA였다. 메이저리그 당대의 강타자로 이름을 날린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자, 메이저리그에서도 감독직을 수행했던 윌리엄스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 쇄신, 팀 체질 강화, 그리고 팀에 건전한 긴장감과 선진 문물 효과까지 폭넓은 기대감을 불렀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17시즌을 뛰며 통산 1866경기에서 378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로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의 동료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올스타만 5번을 했고, 4번의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차지한 공‧수 겸장의 선수였다. 은퇴 후에는 애리조나 코치를 거쳐 2014년부터 2년간 워싱턴 감독을 맡기도 했다. 2014년은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였다. 경력 자체는 선수와 지도자를 통틀어 KBO리그에 온 외국인 중 가장 화려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KIA와 계약했던 그 당시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단짝인 밥 멜빈 감독을 따라 샌프란시스코 코치로 부임한 윌리엄스 감독은 9일(한국시간)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당시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떠올렸다. ‘디 애슬레틱’의 설명에 따르면 윌리엄스 감독은 멜빈 감독 체제에서 오클랜드 코치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KIA로부터 연락이 왔고, 결국 한국으로 갔다.
윌리엄스 감독은 KIA로부터 연락을 받은 시점을 떠올리며 “논의를 하는 것 자체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은 ‘아니요, 이미 당신에게 계약서를 제시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라고 하더라. 우리는 공항 옆에 있는 호텔에서 만났고 회의 시작 5분 만에 나는 계약서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결정을 내렸다”고 계약 당시를 회고했다.
‘거물급’ 지도자였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한국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썼다. KBO리그 9개 구단 감독들에게 존경과 존중의 의미를 담아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했고, 이에 화들짝 놀란 감독들이 답례품을 고르느라 고민하는 등 훈훈한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가장 중요한 성적이 안 나왔다. KIA는 2020년 73승71패(.507)로 5할 이상 승률을 달성했으나 6위로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2021년은 58승76패10무(.433)로 리그 9위까지 처졌고 윌리엄스 감독은 경질됐다.
하지만 당시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인 기억이 더 많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것은 환상적인(fantastic) 경험이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유일하게 열린 리그였다. 그때는 코로나 시기라 때때로 어려운 일이 많았고 우리는 엄격한 규칙과 규정을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나는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재밌고 도전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과 한국의 인연은 선수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밥 멜빈 감독이 샌디에이고 사령탑을 잡자 3루 코치로 팀을 옮겼다. 공교롭게도 샌디에이고에는 김하성이 뛰고 있었다. 멜빈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로 자리를 옮기자 윌리엄스 감독도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정후가 팀에 입단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스카우트들이 그(이정후)를 오랫동안 지켜봤다”면서 “그들이 내 의견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팀이 그를 보유하는 것이 훨씬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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