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0%대' 점유율에도..中 공들이는 삼성
[파이낸셜뉴스] 궈차오(國潮·애국소비) 현상과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스마트폰·TV·가전 등 삼성전자의 세트(완제품) 사업이 수렁에 빠진 가운데, 삼성의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이 '첨단부품 산업 위주 사업구조 개편'을 들고 나왔다. 스마트폰·TV·가전에서 반도체·적층세라믹콘덴서(MLCC)·2차전지 등 중국 업체들이 대체불가능한 사업에 무게추를 옮기며 중국 시장 내 존재감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관계사들의 중국법인을 총괄하는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장 사장은 지난해 11월7일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참여를 기념해 진행된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중국 투자 중 약 80%를 첨단산업에 집중해 삼성의 중국 사업 구조를 부품중심으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중국 국제수입박람회가 삼성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에 양 사장은 "중국 국제수입박람회를 통해 6년간 3000여개의 현지 협력업체와 1200억달러(약 159조2880억)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또 시안, 톈진 등에서 반도체, MLCC, 동력전지(2차전지) 등 최첨단 산업에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답하며 첨단부품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방영된 3분여의 인터뷰에서는 과거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첨병이었던 스마트폰과 TV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양 사장은 인터뷰 말미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지속적인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미래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삼성은 앞으로 중국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하며 '탈중국' 혹은 점진적 차이나 엑시트에 대해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사업혁신팀도 조직하고 중국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의 현상은 삼성의 기술과 마케팅의 문제를 넘어선 중국 시장의 특수성에서 기인했다"면서 "금세 카피(복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가전보단 한국 기업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나 부품으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삼성은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도 반도체와 2차전지 관계사의 인원은 늘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삼성의 총 임직원수는 2018년 8만4818명에서 2022년 기준 5만5654명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반도체유한공사(삼성전자 DS부문)의 현지 임직원수는 3473명에서 5448명으로, 삼성시안환신배터리유한공사(삼성SDI)의 임직원수는 792명에서 1169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을 생산을 담당하는 쑤저우삼성전자공장(삼성전자 DX부문)은 2018년 5383명의 임직원에서 2022년 2755명으로 반토막 났다.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 2019년 톈진과 후이저우에 있던 스마트폰 공장을 모두 철수하고 인도 노이다로 생산거점을 옮겼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 미만의 굴욕을 겪고 중국 내 생산거점을 폐쇄하는 등 대중국 투자는 줄였지만, 글로벌 최대 시장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다. 최승식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지난달 25일 갤럭시S24 시리즈 중국 시장 출시 발표회를 별도로 개최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갤럭시S24의 경우 중국 시장을 겨냥해 현지기업인 바이두가 '챗GPT' 대항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어니봇'을 핵심 기능으로 탑재했다. 또, 중국에 출시하는 갤럭시S24 기본 모델은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8GB램에 스토리지 용량이 각각 256GB, 512GB인 모델과 12GB 램에 스토리지가 256GB인 모델로 국내 출시 기본 모델의 경우 스토리지 용량에 관계없이 모두 8GB 램이 들어간 것과 비교해 중국 고객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이같은 노력에도 지금까지의 업계 반응은 냉랭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삼성전자와 바이두의 협력이 갤럭시S24 수요 진작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서 4년째 주재원 생활 중인 정모씨는 "4년간 중국에 거주하면서 삼성의 가전과 스마트폰 광고는 많이 봤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면서 "중국인들의 자국 브랜드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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