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 넘긴 '공사비 갈등' 행당7구역...23% 증액요청
[편집자주]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현실은 국민평형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지 않는 곳이 드물고,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는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쏠린다. 다른 한편에서는 높은 분양가 탓에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아 결국 미달나는 단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분양가는 왜, 얼마나 올랐나 그리고 언제까지 오를 것인가. 부동산 시장의 '키' 분양가를 파헤쳐본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건설은 행당7구역('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의 원활한 재개발을 위해 공사비를 기존 2203억원에서 2714억원으로 23% 인상해달라고 요청했다. 착공 당시 땅에 묻힌 암반을 처리하는 비용과 자재값 상승으로 하도급 비용이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조합원 평형 변경, 단지 내 고급 소나무 추가 등 커뮤니티 시설 설계변경으로 인한 비용 상승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사비 인상에 대해 조합은 지난 2일 공사비 인상을 수용할 수 없지만 일부 공사비의 인상은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보냈다. 건설자재비와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를 153억원 늘려달라는 대우건설의 요구에 이 금액의 절반 가량을 수용할지 조합원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또 조합원 평형 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은 구체적인 산출 내역을 제출하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공사비 인상은 대부분 공사장에서 이어지는 추세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지난달 26일 조합 측에 공사금액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2017년 처음 논의된 공사비 2조6363억원(2019년 5월 기준)에서 4조775억원(2023년 8월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약 1조4000억원이 증액됐다. 기존 평(3.3㎡)당 548만원 수준이던 공사비가 829만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당초 책정 시기에 비해 물가가 급등했다는 점과 가구 수도 5440가구에서 5002가구로 변경되는 점도 반영됐다.
다만 조합측이 이 같은 증액분을 모두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1조4000억원이라는 증액분을 조합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라인 건설 비용과 맞먹는다. 2304명의 조합원이 비용을 나눈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조합 내 공사비 협상단은 현대건설의 증액분 요구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인상된 공사비가 일반물량 수분양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데 있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와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의 일반 분양가도 당초 계획보다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계획보다 늘어난 비용은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데 보통 조합은 최대한 일반분양에서 이익을 내 인상된 공사비를 해결하려 한다.
정비업계에서는 착공 후 공사비 증액이 정비사업의 관행 중 하나로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외환경 변화로 실제 자재값이 상승한 영향도 있지만 예전부터 시공사들은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왔다. 이로 인한 부담은 일반물량 수분양자에게 넘어간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집값이 지나치게 상승한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으로 분양가까지 오르면 다른 사업장도 이를 기준으로 삼아 전체 아파트 가격이 또 올라가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공사비 증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정비사업 표준계약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표준계약서가 있더라도 사업장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인 만큼 모든 갈등이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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