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손 떼면 '5000억' 이익 난다더니…SM엔터 결국
하이브 공개매수기간 '장밋빛 전망' 배포한 경영진
3년치 가이던스 대폭 조정...이익 전망치 1년만에 반토막
주가부양 계획도 흐지부지..."SM3.0 1년만에 신기루 전락"
"총 1조원의 재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매출 1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
"2025년 SM의 주가는 주당 36만원으로 계산된다."
"2025년까지 ‘SM 3.0' 전략을 완수한다면 저희가 목표로 하는 주가는 결코 불가능한 수치가 아닐 것임을 자신한다."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하이브와 SM엔터 경영진·카카오 간 분쟁이 고조됐던 지난해 2월 23일, 이성수(사진 가운데) 탁영준(사진 우측) SM엔터 전 공동 대표와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장철혁 현 SM엔터 대표(사진 좌측)는 대대적인 보도자료를 내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SM 3.0' 계획을 발표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한 방송에서 선언한 "SM3.0 성공하면 SM엔터 주식이 3년내 30만원까지 간다"는 선언의 지원 차원으로 풀이됐다.
구체적으로 이수만 전 총괄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신들이 계획한 SM 3.0 체제하에선 SM엔터가 △2023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700억원 △2024년 매출 1조4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2025년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이 될 것이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경영진이 해당 가이던스를 발표한 2월 23일 SM엔터의 주가는 4.29% 상승한 12만6300원으로 마감했다.
당시엔 하이브의 SM엔터에 대한 공개매수가 진행됐던 기간이었다. SM엔터 경영진은 △3년치 가이던스 발표 △자사주 매입 계획 △자회사 매각 계획을 공개매수 기간 잇따라 발표하며 카카오를 측면 지원했다. 시장에선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계획으로 해석됐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7일 SM엔터는 해당 장래 매출 계획을 수정해 공시했다. △2023년 매출 9600억원, 영업이익 1154억원 △2024년 매출 1조1800억원, 영업이익 1600억원 △2025년 매출 1조37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이란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1년전 제시한 계획 대비 영업이익은 반토막 난 수치다. 함께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계획도 실행되지 않았다.
한 증권사 엔터 담당 애널리스트는 "엔터사가 연간 가이던스를 주는 편이 아닌 데 당시 경영권 분쟁 상황이다보니 공격적으로 결정됐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있었다"라며 "당시에도 가이던스가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투자자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IP 제작 역량 강화와 팬 플랫폼 고도화 전략 차원에서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SM엔터는 SM3.0 차원에서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에 3500억원, 레이블 확장에 3000억원, 팬 플랫폼에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직원인 최 모씨와 윤 모씨의 개인회사인 텐엑스엔터테인먼트(10x엔터) 등을 인수했다가 측근 밀어주기 논란을 불러왔다.
7일 장철혁 SM엔터 대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한 간담회에서 "하이브는 엔하이픈이 소속된 빌리프랩을 3000억원에 평가해 인수했는데 이에 비하면 10x엔터를 22억원에 인수한 것은 싸게 산 것"이라고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SM엔터 경영진의 무분별한 가이던스 제시에 대해 모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에서 강하게 문제삼은 것으로도 전해진다. 회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말 경 카카오엔터 경영진이 화상회의로 지난해 연간 실적이 가이던스와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냐며 질책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이브 분쟁 시기처럼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필요도 사라졌기 때문에 올해 들어 연간 가이던스를 대거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M엔터 측은 "신규사업 전략이 일부 수정됐고 레이블 인수 계획이 지연되면서 신규매출 발생 시점이 다소 조정됐다"며 "사업 내재화 전략 수정으로 실적 전망치도 조정했다"고 밝혔다.
차준호 / 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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