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 이슈 떠오른 '국회의원 세비' 어떻게 만들어지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 세비를 국민 중위소득 수준에 맞추자"는 제안을 하면서 국회의원 세비가 이슈가 된 바 있다.
'세비'라고 표현되는 국회의원의 보수는 올해 전년 대비 1.7% 오른 연 1억 5700만 원 가량이다.
보고서는 세비, 급여 등으로 불리는 국회의원 보수의 명칭과 관련, 근거 법률에서는 '수당'으로 불린다고 전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과거 6차례 급여 동결 전례
급여 셀프 결정 美 의회 15년째 동결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 세비를 국민 중위소득 수준에 맞추자”는 제안을 하면서 국회의원 세비가 이슈가 된 바 있다. ‘세비’라고 표현되는 국회의원의 보수는 올해 전년 대비 1.7% 오른 연 1억 5700만 원 가량이다. 한 위원장 발언 이후 정치권에선 한동안 적정 세비를 두고 여러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의회, 셀프 인상 가능한데도 15년 째 급여 동결…국내외 의원 급여 결정은
이런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 전진영 팀장은 최근 ‘국회의원 급여는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가?’라는 주제를 다룬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세비 결정방식을 비교하면서 “국회개혁이 논의될 때마다 단골의제로 제안되는 ‘급여(세비)삭감’이 정말로 국회를 개혁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세비, 급여 등으로 불리는 국회의원 보수의 명칭과 관련, 근거 법률에서는 ‘수당’으로 불린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는 ‘보수(pay)’라고 불리는 점 등을 감안해 보고서에선 ‘급여’로 용어를 통일해 우리나라와 해외 사례를 비교했다.
우선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급여의 기본 틀은 정부가 마련한다. 매년 기획재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할 때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맞춰 국회의원 수당 등의 국회예산을 만든다.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에 따라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액을 규정하는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국회의원의 급여가 최종 결정되는 것이다.
국회의원 급여를 올리는 근거가 공무원보수 인상률이란 설명인데, 그럼에도 국회가 급여를 동결한 사례도 있었다. 2014~2017년, 그리고 2020년에 국회의원 급여는 동결됐다. 2023년에도 공무원 보수가 1.4% 인상된 가운데 4급 이상 공무원 보수는 동결되자 국회의원 급여도 동결됐다. 정부의 공무원 급여 인상률에 연동되지만 국회의원 스스로가 급여 동결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입법권을 갖는 의회가 스스로 급여를 결정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2009년 이후 15년 간 의원 급여가 동결됐다. 전 팀장은 “의원들이 유권자의 비판적 시각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며 “급여인상 법안에 대한 의원의 표결은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의 심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하원은 2009년 주택수당 부당청구 스캔들 이후 ‘독립적인 의회윤리심사기구(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IPSA)를 신설해 의원의 급여를 결정한다. IPSA의 결정 기준도 공무원 급여인상률이지만, 이를 적용할지도 IPSA가 결정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2년 간 의원 급여를 동결한 바 있다. 독일의 경우 연방의원 급여는 연방대법원 판사의 급여를 기준으로 결정되며, 이를 조정할 때는 명목임금지수가 기준이 된다.
전 팀장은 “입법을 비롯해 행정부의 정책집행 감독 및 재정통제 등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의원에게 그에 합당한 급여와 처우를 제공함으로써 재임기간동안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국회개혁이 논의될 때마다 단골의제로 제안되는 급여 삭감이 정말로 국회를 개혁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론은 “국회의원 세비 삭감해야”
국회의원 세비 삭감 논의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여론은 세비 삭감에 무게가 더 실리는 모양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7일까지 수도권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24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의원 세비 축소에 대한 견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를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로 책정하자는 주장에 얼마나 동의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71%는 ‘동의한다’고 답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p, 응답률은 10.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산 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에는 국민의힘 조경태 김미애 의원 등이 국회의원 세비 문제를 지적해 왔다. 조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세비를 낮출 필요는 있다”는 입장이다. 김미애 의원은 2020년 국회에 등원한 이후 세비 30%를 기부해오고 있다.
한편, 한 위원장이 지난달에도 “국민의힘은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 확정되는 경우 재판 기간 동안 받은 세비를 전액 반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부산 울산 경남(PK) 출마자들도 잇따라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세비 전액 반납’을 약속하며 정치개혁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