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볼 게 없다...눕방이 제격 ‘강추4’[설기획]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2. 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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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눕방 강추작. 사진 I 넷플릭스·디즈니+
성수기답지 않은 극장가 대진표(‘도그데이즈’·‘데드맨’·‘소풍’ 등)에 성이 차지 않는다면 이번 설 연휴엔 바빠서 놓친 방구석 시리즈를 정주행 해보자. 골든글로브, 크리스틱초이스, 에미상 등 해외 시상식을 휩쓴 ‘성난 사람들’부터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위한 복습, ‘오징어 게임’ 1편, 원빈의 아저씨 신드롬의 바통을 이어 받은 삼촌 이동욱의 ‘킬러들의 쇼핑몰’, 몰입감 끝판왕의 ‘살인자O난감’까지 다양한 작품을 편하게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주말과 겹친 짧은 설 연휴, 누구보다 굵게 보낼 수 있는 추천리스트다.
美 에미상 휩쓴, 스티븐 연의 ‘성난 사람들’
‘성난 사람들’. 사진 I 넷플릭스
올해 상반기 할리우드를 뒤흔든 화제작,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활약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이다.

10부작인 이 드라마는 운전 도중 벌어진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한 주인공 대니와 에이미의 갈등이 극단적인 싸움으로 치닫는 과정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성실한 도급업자인 대니(스티븐 연)는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 괴롭다. 심지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산 숯불 화로를 반품하러 갔다가 마트 직원에게 면박을 당하고 영수증이 없어 반품도 못했다. 죽는 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으니 극도로 분노한다.

그때, 그의 차를 향해 사나운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흰색 고급 SUV. 항의하는 대니에게 운전자는 사과는커녕 손가락 욕을 날린다. 운전자는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앨리 웡). 에이미는 ‘고요하우스’라는 플랜테리어(식물+인테리어) 매장을 운영하는 여성 사업가로 2년간 공들인 일에 진척이 없자 잔뜩 화가 난 상태다.

하필 그런 두 사람이 붙은 것. 둘은 그렇게 ‘로드 레이지’(Road Rage·다른 운전자를 방해하거나 공격하는 행위) 소동을 계기로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분노를 서로를 향해 터뜨린다. 처음엔 그저 사소하고 하찮던 복수가 서로의 삶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작품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포함 무려 8관왕을 거머쥐었다.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감독상과 작가상, 한국계 스티브 연이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고, 중국·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까지 휩쓸었다. 이 눈부신 성과의 이유, 직접 확인해보자.

아저씨 말고 삼촌, 이동욱표 ‘킬러들의 쇼핑몰’
‘킬러들의 쇼핑몰’ 이동욱 스틸. 사진ㅣ디즈니플러스
‘아저씨’ 원빈의 바통을 이어 받은 ‘삼촌’ 이동욱의 활약, 디즈니 플러스 K시리즈 ‘살인자의 쇼핑몰’이다.

강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살인자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 드라마다.

유년 시절 부모를 잃고 삼촌인 진만 손에서 자라게 된 지안은 가까우면서도 먼, 삼촌과 조카 사이를 유지하며 성장해왔다. 그 안에서 지안은 진만이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몰랐다. 유일한 보호자였던 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지안은 삼촌이 남긴 수상한 쇼핑몰의 존재를 알게 된다. 초등학교 동창생인 배정민을 만나 함께 그 쇼핑몰을 탐색하던 중 187억 원의 입금 문자를 받게 되고 의구심은 더욱 커져간다.이 가운데 쇼핑몰의 고객들인 킬러들이 지안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해온다.

어린 시절 삼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여러 방법들을 익혀온 탓에 지안은 가까스로 목숨을 지키며 킬러들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혼자서는 버겁다. 지안을 도와줄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하는데...진만은 어떤 사람이었고 도대체 이 쇼핑몰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안은 궁금해하면서도 킬러들로부터 쇼핑몰 창고를 지켜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진만이 없는 자리, 지안이 결국 쇼핑몰 사수와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만찢남’ 비주얼로 여성팬들을 홀려온 이동욱은 총을 든 채 다크하고도 서늘한 매력으로 남성팬들까지 휘어잡는다. 그의 반전 매력이 드라마를 감싸고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전개는 스피드하고도 긴박하다.

주인공인 ‘진만’이 가장 먼저 죽은 가운데 그가 왜 죽었고, 죽은 과정엔 누가 있었고, 조카는 어떻게 그와 살아왔는지, 현재와 과거, 과거의 과거 이야기가 쉴새없이 쏟아진다. 이동욱은 물론 ‘지안’ 역의 김혜준, 그의 아역 연기를 선보인 안세빈까지 연기 구멍도 없다.

지난 17일 첫선을 보인 뒤 2편씩 공개, 마침내 8편까지 모두 공개됐다. 지금 바로 정주행을 시작해보자!

최우식X손석구 폼 미쳤다...‘살인자O난감’
‘살인자O난감’ 최우식 손석구. 사진 I 넷플릭스
장르에 최적화된 두 배우의 미친 케미, ‘살인자O난감’이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죄와 벌’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제대한지 반년 째, 취업 준비도 하는 둥 마는 둥 워홀이나 갈까 생각하는 무기력한 대학생 ‘이탕(최우식)’은 어느 날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다. 강력계 형사 ‘장난감(손석구)’은 본능적으로 이탕에게 수상함을 느끼지만 증거는 없다. 게다가 죽은 남자가 12년간 지명수배된 연쇄 살인마로 밝혀지면서 사건의 향방은 사뭇 달라진다.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아무도 잡으러 오지 않는 게 이상하고 혼란스러운 이탕 앞에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누군가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하늘이 준 특별한 능력으로 ‘죽어 마땅한 인간쓰레기’들을 청소하고 정의 구현을 하자는 것.

우발적 살인 후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평범한 대학생 ‘이탕’. 기막힌 우연일까, 특별한 능력일까. 모든 증거는 사라졌고, 죽은 사람은 모두 악랄한 범죄자다. 이 기묘한 살인 사건과 이탕을 추적하는 집념의 형사 ‘장난감’ 그리고 이들 앞에 의문의 전직 형사 ‘송촌(이희준)’이 나타나면서 사건은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현실 밀착형 스토리와 심리묘사가 압권인 원작의 매력을 업그레이드, 장르적 쾌감을 한층 극대화할 제작진의 의기투합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화제작. 최우식이 우발적 살인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 대학생 이탕을 연기하고, 손석구가 강력계 형사 장난감으로 분한다. 이희준은 전직 형사 송촌으로 분해 미스터리함을 더한다.

메가폰은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사라진 밤’ 등 장르물에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며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은 이창희 감독이 잡았다. 여기에 2019년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다민 작가가 합세해 치밀하고도 독특한 시선으로 참신한 매력을 뽐낸다.

9일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공개된다. 총 8부작이다.

시즌2 위한 복습 ‘오징어 게임’...탑 리스크 넘을까
‘오징어 게임’ . 사진 I 넷플릭스
“우리는 왜 매일 목숨을 걸다시피 경쟁하며 살아가는가? (이 경쟁은) 어디서 시작됐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황동혁 감독 인터뷰 中)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올해 공개되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 다시보기는 필수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456억 원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추억의 놀이’를 소재로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으며 냉혹한 현실이 담긴 ‘사회의 축소판’이란 평가를 받으며 ‘드라마판 기생충’으로도 불렸다.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작품은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와 짜임새, 배우들의 열연까지 완벽한 삼박자를 이뤘다. 보편적이고도 한국적인 소재를 글로벌 하면서도 독창적으로 그려냈다는 게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의 룰은 단순하다. 5분 안에 술래의 눈을 피해 결승선에 들어오면 통과.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주최 측의 말처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규칙을 적용 받는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을’들의 목숨을 건 치열하고도 잔혹한 싸움이다.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이용해 적자생존, 승자독식, 계층간 갈등 등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거대하고 화려한 게임장은 ‘사회의 축소판’이요, 탈북자와 해고 노동자, 외환위기로 좌절한 펀드매니저 등은 냉혹한 적자생존 논리 속 희생자가 된다. 여기에 각종 함축과 은유를 더해 볼거리와 읽을 거리, 생각할 거리까지 녹여냈다.

그 결과, 시즌1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지난 2021년 9월 공개 이후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K콘텐츠의 절정으로 우뚝 섰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16억 5045만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이정재는 이 작품으로 한국인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경우 다만 그룹 빅뱅 전 멤버이자 마약 전과자 탑의 출연은 적잖은 리스크다. 마약 전과뿐만 아니라 스스로 은퇴까지 선언한 그의 컴백에 비판이 쏟아진 터라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D.P.’ ‘스위트홈’ ‘독전’ 등 넷플릭스 인기 속편들이 사실상 전멸했고, 피날레를 장식했던 700억 블록버스터 ‘경성크리처’마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으면서 넷플릭스 K콘텐츠에 대한 국내 시청자의 신뢰도도 떨어진 상태다. 다행히 마동석 주연의 ‘황야’는 공개 이틀만에 해외 반응에 힘입어 전세계 1위를 찍었고, 설 연휴 공개되는 ‘살인자O난감’의 사전 시사 평가가 좋아 여러모로 ‘시즌2’에 쏠린 기대가 상당하다.

‘오징어게임2’에는 전 시즌에 출연했던 이정재, 이병헌, 공유 등이 다시 등장한다. 미국행을 포기한 ‘기훈’(이정재)이 자신만의 목적을 품은 채 다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 시즌을 성공적으로 이끈 황동혁 PD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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