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0] '경력·힘' vs '개혁·세대교체'…동남 4군 선거구 각축전
더불어민주당 단일 예비후보…표밭 다지기 발품 행보
(보은·옥천·영동·괴산=뉴스1) 장인수 기자 = 여야의 명운을 가를 22대 총선을 60일 앞두고 충북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 정가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거대 양당이 공천 작업에 들어가면서 선거구 파장과 출마 주자별 유불리 셈법이 한층 복잡해진 양상이다.
충북 동남 4군 선거구 국민의힘은 다자구도를 보이며 예비후보 간에 한 장의 공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단일 후보로 압축해 표밭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국민의힘은 박세복 전 영동군수와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 비서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역 박덕흠 의원과 손만복 전 국민중심당 옥천·영동·보은지구당위원장은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이재한 보은·옥천·영동·괴산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수성'과 '탈환'을 놓고 벌이는 선거전이 설 명절 연휴 이후 큰 틀에서 '경력과 힘' '개혁과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관전 요소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4선 도전을 위한 공천 티켓 확보 여부와 박세복 전 영동군수와 김성회 전 비서관의 새바람 파급, 재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위원장의 세 결집 수위 등으로 압축된다.
각 당의 선거전략 변화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예비후보들이 출생지도 각기 달라 지역 간 표심 향배도 관전 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동남 4군에서 19대 총선부터 연이어 당선된 3선 의원으로 4선에 도전한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에 입성한 뒤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이해충돌 논란으로 탈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무혐의를 받으면서 재입당해 활발한 의정 활동을 통한 정치적 입지를 넓혀 지난해 12월 국회 후반기 정보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 의원은 지역 내에서 지지층이 두껍고 타 후보군보다 촘촘한 조직망을 갖췄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국민의힘의 불리한 공천 지침과 3선 피로감, 경선 후유증 등은 박 의원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박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3선 의원으로 굵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노하우와 인맥을 토대로 지역 발전을 위한 더 많은 국비 확보에 집중했다"며 "군민들과 함께 동남4군 발전을 위한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적인 박세복 전 영동군수는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 다지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공천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전 군수는 수개월 전부터 동남 4군을 돌며 전직 군수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박 전 군수는 '잃을 게 없다'며 총선 출마 선언 후 상황에 맞는 방안을 택해 완주하겠다는 각오다.
박 전 군수는 또 인지도와 조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충북 동남 4군에서 혁신과 새바람을 희망하는 기류가 그 어는 때보다 거세 적기 도전이란 평가도 만만찮다.
박 전 군수가 출마하면 정치적 기반인 영동에서 상당한 득표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영동 출신인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심규철 후보가 영동군에서만 65.8%의 득표율을 기록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박 전 군수는 출마 선언에서 "각종 의혹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공천에서 원천 배제해 새롭게 거듭난 국민의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공천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 비서관은 지난달에 동남 4군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공천 경쟁에 가세한 김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종교다문화 비서관으로 내정됐다 혐오 발언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인물이다. 김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충북도당뿐만 아니라 지역 내 국민의힘 당원과 주민들과의 교감 없이 출마 선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내에서는 다소 갑작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역 정가에서 인지도나 조직력이 약한 김 예비후보가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충북 전체면적의 30%를 차지해 '공룡 선거구'로 불리는 이 선거구에서 짧은 기간 내 지역 민심을 파고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정치혁신과 세대교체를 통해 부와 권력의 야합이라는 우리 정치의 고질병을 치유하겠다"고 말했다.
박세복·김성회 예비후보는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혁신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손만복 전 국민중심당 옥천·영동·보은지구당위원장은 지난해 9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승후보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자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손 전 위원장은 충북 옥천 출생으로 옥천 안내중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 법학과, 연세대 경제학 석사·행정학 석사, 광운대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역구에 10여년 만에 얼굴을 내민 손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후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아 존재감이 비교적 낮다.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지역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이날 "지난 잃어버린 12년을 보상받아야 한다"며 "사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총선 출마를 위해 동남4군 선거구의 크고 작은 행사장을 찾아 지지세를 넓히는 등 일찌감치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박덕흠 의원에게 패했고 21대 총선은 피선거권 박탈로 출마하지 못한 이 위원장은 22대 총선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군수 후보였던 사람들을 다수 영입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탈환전에 나선 상태다. 그는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동남 4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심 챙기기에 나서 그 어느 때보다 세 결집이 견고해졌다고 본다.
이 위원장 측은 정치 공학적 셈법에 따라 박 의원과 다른 예비후보 간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길 바라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이탈 표심을 챙기는 선거전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 위원장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며 동남 4군 곳곳을 찾아다니는 발품 정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본선에 앞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남 4군이 이전 총선과 달리 정치 지형이 복잡해진 양상을 보여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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