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5가지 명상법

한겨레 2024. 2. 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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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두는 곳은 감옥만이 아니다.

이런 마음의 질곡에서 고통받다가 명상을 통해 자유를 얻은 명상가가 자신의 고백록을 담아 제시한 명상법이 출간됐다.

또는 또 "만약 자기 자신의 마음에 화가 있거나 부정적인 마음들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자비를 보내는 호흡명상을 하고, 그런 다음 가장 가까운 사람, 즉 남편·아내·부모·자식·형제 자매·친구·이웃·스승·제자·직장 동료·상사·부하 등으로 확대해 다른 지방 나라 다라 사람들에게까지 확대하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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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봉 오상목 거사. 사진 행복수업협동조합 제공

사람을 가두는 곳은 감옥만이 아니다. 감옥에 있지 않아도 우울과 분노, 외로움,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 감정과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마음의 질곡에서 고통받다가 명상을 통해 자유를 얻은 명상가가 자신의 고백록을 담아 제시한 명상법이 출간됐다. 지난해 66세로 열반한 명상아카데미 설립자 혜봉 거사 오상목 원장의 ‘삶을 바꾸는 5가지 명상법’(불광출판사 펴냄)이다.

저자 혜봉 거사는 1980년대 조계사 학생회와 대학생회 지도법사를 거쳐 1989년 법륜스님과 함께하며 정토포교원 원장을 지내고, 1994년부터 정토회 문경수련원의 지도법사로 나눔의 장, 진언 명상, 염불 명상, 관법 명상 수련을 지도했다. 또 명상아카데미와 (사)밝은세상, 행복수업협동조합 등 명상단체를 설립해 명상을 지도했다. 이번 책은 고인을 그리워하는 ‘혜봉선생님 추모 기념 사업회 제자들’이 고인의 오래 전 책을 개정해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위파사나와 화두선과 티베트 금강승불교 등 다양한 명상법을 경험한 혜봉거사의 수행 체험과 문답을 담아 △알아차림명상 △진언명상 △절명상 △염불명상 △화두명상 등 5시 명상법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책은 명상에 참여한 이들이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저자가 답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질의응답을 따라가다 보면 질문이 주를 이루는 정토회의 깨달음의장이나 나눔의장에 참여하는 느낌이 든다. 또 화가 많이 나는 사람들에게 하라고 저자가 권하는 자비관을 전하는 대목에서는 그의 자비로운 마음이 잘 담겨있다.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을 하면서 들이마실 때는 불행한 사람들의 기운을 들이마시고, 내 쉴 때는 자비와 평화와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의 기운을 내보세요. 그러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기운이 바뀌고 정화됩니다.”

이때 화나고 슬프고 절망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기운을 들이마시면 그런 기운이 그대로 쌓이지 않을까 염려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그런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며 “불행하고 가슴 아프고 절망한 사람들의 슬픈 기운들은 결국 마음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은 내면에 타인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기운, 즉 사랑 혹은 자비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존재의 화를 들이마시다 해도 모든 걸 받아들이는 자신 안의 사랑과 자비심으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는 또 “만약 자기 자신의 마음에 화가 있거나 부정적인 마음들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자비를 보내는 호흡명상을 하고, 그런 다음 가장 가까운 사람, 즉 남편·아내·부모·자식·형제 자매·친구·이웃·스승·제자·직장 동료·상사·부하 등으로 확대해 다른 지방 나라 다라 사람들에게까지 확대하라”고 권한다.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서암 스님으로부터 화두를 받아 화두를 참구했던 저자는 조주의 ‘마른 똥 막대기’등의 화두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물음을 던져 막힌 혈로를 뚫어준다.

-마음은 모양이 있습니까?

“아니요”

-색깔이나 말이나 냄새나 맛이 있습니까?

“아니요”

-그러면 ‘사물을 보고,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숨 쉬고, 맛을 보고, 말을 하고, 물건을 들고, 똥을 누고, 길을 가고 하는 것’은 무엇이 합니까?

“몸이 합니다.”

-정말로 몸이 합니까?

“예”

-시체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숨 쉬고 맛을 보고 말하고 손을 잡고 길을 가고 똥을 누고 합니까?

“아니요”

-그러면 무엇이 이와 같이 하죠?

“마음이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한다면 마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몸에 있습니다”

-마음이 몸에 있다면 몸 어디에 있습니까?

“몸속에 있습니다.”

-마음이 몸 속에 있다면 어떻게 해서 몸 밖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몸 안에서 몸 밖에 있는 것을 보고 압니다.”

-그렇다면 몸 안에 있는 것은 밖에 있는 것보다도 더 소상하게 알겠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몸 안에 있으면서 어찌하여 몸 안의 상황을 잘 모르죠? 보세요. 우리가 이 방에 있을 때는 이 방 안에 있는 것을 다 보고 다 알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음은 어찌하여 자신의 몸 안에 있으면서 자신의 몸 안에 있는 것을 모르죠?

“몸 밖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질문을 통해 답변하는 수행자는 마음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이 책엔 시도 때도 없이 눈에 귀신이 보인다는 질문자와의 문답을 통해 귀신도 마음의 그림자인 환영일 뿐으로 실체가 아님을 깨닫도록 안내하는 등 흥미로운 문답들이 이어진다.

글 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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