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만원→5.4만원…전국민 물린 카카오 그룹주, 볕들 날 올까

박수현 기자 2024. 2. 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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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그룹주가 올해 들어서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6월25일 17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 10월27일 3만7300원까지 떨어졌다.

전날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공시에 주가가 장 중 10%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 폭을 줄여 4%대 강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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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사는 개인 투자자 A씨는 2021년 9월경 카카오를 주당 12만원대에 매수했다. 카카오가 역대 최고가(17만3000원)를 찍은 지 석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곧 반등이 오리라 생각했지만 카카오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졌고, 눈물의 물타기로 평균 매수단가를 9만원대로 떨어트렸지만 투자금은 원금 대비 반토막 수준을 면치 못했다.

카카오 그룹주가 올해 들어서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 그나마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연이틀 올랐지만 하락분을 만회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몇년 전 최고가를 찍은 뒤 약세가 이어져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의 손실 투자자 비율이 90%에 이른다는 통계도 나왔다.

지난 8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00원(0.37%) 오른 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째 약세를 이어가던 카카오는 이날 강세로 전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강세로 마감한 가운데 카카오뱅크(2.46%), 카카오페이(1.38%)도 상승했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0.2%)는 약세였다.

한동안 '국민주'로 불리면서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받았던 카카오는 오랫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며 별명을 잃었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6월25일 17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 10월27일 3만73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엔 잠시 6만원대를 회복했다가 다시 5만원대로 내려왔다.

다른 그룹주도 2021년 말경 최고가를 찍고 주가가 우하향했다. 전날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공시에 주가가 장 중 10%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 폭을 줄여 4%대 강세로 마감했다. 이날은 2%대 상승했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가(2021년 8월20일, 9만4400원)과 비교하면 69.17% 내린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역대 최고가(2021년 12월3일, 24만8500원)와 비교하면 80.78% 빠졌다. 카카오게임즈도 역대 최고가(2021년 11월19일, 11만6000원)와 비교하면 78.06% 내렸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주목받았지만 카카오(2.2배)를 비롯해 페이(3.41배), 뱅크(2.32배), 게임즈(1.26배) 모두 PBR이 1배를 웃돌아 관심에서 밀려났다.

카카오 그룹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봤다. 지난 8일 오후 기준으로 NH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손실투자자 비율은 94.3%다. 카카오뱅크(94.53%)와 카카오페이(97.43%)도 마찬가지다. 특히 카카오게임즈(99.11%)는 카카오 그룹주 가운데 손실 투자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카카오 그룹주에 볕들 날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특히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올렸다. 지난달 카카오에 대해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15곳 중 13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달 카카오뱅크에 대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 11곳 가운데 3곳도 목표주가를 올렸다.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제시한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광고 업황의 점진적인 회복이 진행되며 광고주들의 비검색광고 집행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카카오는 2017년 이후 밸류에이션 하단에서 거래 중이며 실적과 신사업 모멘텀을 고려하면 단기 랠리가 가능한 구간에 있다"라고 평했다.

손실 투자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게임즈도 주가가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게 하락한 주가에 기존작 매출 하락세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 반영됐고 지연됐던 신작 출시도 임박했다"라면서도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 23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신작 흥행 역량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하는 구간"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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