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 찾으며 살아가는 보통의 인간에게"[인터뷰S]

유은비 기자 2024. 2. 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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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공| 미디어캐슬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짧은 방한 일정 중 스포티비뉴스를 만나 아트 영화 중 이례적으로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레에다가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아트영화 흥행 부활을 알렸다. 일본 실사영화가 50만 관객을 넘긴 것은 2022년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후 처음, 최근 15년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기록에서도 흥행 TOP2에 올랐다.

내한 당일인 지난 3일 '괴물'이 50만 관객을 돌파한 것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박 3일이라는 짧은 방한이었는데 그 사이에 50만 관객을 돌파해서 수입, 배급사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흥행 원인에 대해서는 작품이 가진 힘을 뽑으며 "완성된 '괴물'이라는 작품을 보고 함께 일했던 스태프분들 모든 분들이 정말로 일 잘 해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과 전개방식이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이 컸다. 그리고 한국에 찾아오고 많은 팬을 형성한 두 소년의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제작진에게 감사 인사을 전했다.

그러나 뜨거운 반응에도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평가를 찾아보지 않는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심리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찾아보지 않고 있었다. 근데 한국에 왔던 두 소년들이 굉장히 따뜻하게 환대해 줬다고 좋아하는 걸 보고 그들의 반응만으로도 한국의 반응이 전달됐다"라며 "10번 넘게 관람한 한국 관객이 있다는 말도 듣고 뜨거운 팬들이 계시다는 걸 들었다. 어떤 분은 나보다 더 깊이 디테일을 포착하고 해석한다는 것도 굉장히 큰 행운"이라고 고마워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공| 미디어 캐슬

최근 한국에서는 아동 학대, 교권 추락이 사회적으로 큰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괴물'의 흥행에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기여한 바가 없지 않다. 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에서 그런 사고나 사건이 있었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다. '괴물'이 프랑스에서 개봉할 때도 프랑스 학교에서 왕따 때문에 자살을 하는 일이 있다고 들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사회적인 사건이 있어서 영화 보는 사람이 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런 일이 좋은 일은 아니다"라면서 "이 영화를 기획한 건 2018년 12월이다. 코로나 전에 플롯이 나왔고 촬영 때가 코로나 시기였는데 개봉 때까지 코로나와 전 세계에 분단이라는 것을 상징할 수 있는 많이 늘어났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괴물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상황이 많이 일어났다. 영화가 그리고 있는 일이 현대 사회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각본가인 사카모토 유지는 시대를 먼저 읽고 위기의식을 이미 느끼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쓴 게 아니고 예견해서 쓴 게 그런 부분에서 그의 재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 영화 \'괴물\' 포스터. 제공|(주)미디어캐슬

'괴물'에는 LGBTQ 소재가 등장한다. 특히, 어린 두 소년들에게 이 주제를 녹여내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작품의 플롯을 읽었을 때 정면으로 퀴어 소년을 그려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태프에게 공부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섬세한 연출과 대응이 필요해서 아이들을 연기시키는 데도 새로운 노력이 필요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평소에는 아이들에게 각본을 주지 않고 고쳐 써서 각각 장면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면서 배역과 개성이 겹쳐지는 방식으로 연출하는데 '괴물'에 있어서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미리 각본을 주고 이해하게 했다. 그다음 성 정체성, LGBTQ에 대해 보건교육 전문가 불러서 교육받게 했고 촬영 현장에도 전문가를 불러서 신체접촉, 심리 표현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없도록 참관하면서 진행했다"라고 노력을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내외적으로 아이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방식으로 연출하려고 프로듀서와 함께 노력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제는 많이 남아있고 개선할 지점은 있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고레에다 감독은 과거 '괴물'의 온라인 기자회견 당시 작품 속 '괴물'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따돌림을 방관하는 반 아이들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이에 그는 "제가 그런 말을 했었군요"라면서도 "요리의 아버지나 교장선생님같이 인간성을 잃어버린 사람을 괴물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 그럿 것보다도 주인공 둘을 괴물로 몰아가는 사람은 가까이 있는 부모나 선생님이라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무렇지 않게 '평범한 가족', 남자답게'라는 말도 하는데 이런 언어들이 가지고 있는 동조압력이 아이들의 반 안에서도 깔려있다. 어른들의 가치관이 아이들에게 스며들어서 그런 거지 아이들 자체가 나빠서 그런 건 아니다. 언뜻 봤을 때는 일반적인 엄마나 선생님이 아이들이 스스로 괴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다는 사람이라는 걸 관객들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주제를 밝혔다.

또한, "일반화해서 미안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요리의 아빠나 교장선생님 같은 사람은 아니어도, 미나토의 엄마나 선생님 같은 입장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라며 "괴물 찾기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러면서 내가 괴물은 아닐까 깨달을 수도 잇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나올 때 느끼는 바가 많으면 좋겠다"라고 작품의 제작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2022년 한국 영화 '브로커'를 제작하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만들고 싶은 영화는 많은데 언제까지 현역으로 만들 수 있을지 남아있는 시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밖에서 한국 배우들을 포함한 아시아 배우들과도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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