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출산율 높이려면 육아 휴직 제도부터 고쳐야

고차원 2024. 2. 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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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휴직이 상당히 보편화돼가고 있지만 아직도 남성들의 육아 휴직은 여성에 비해 낮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독일의 노동경제연구소의 오스트리아의 육아 휴직 제도 사례 연구 보고서를  통해 남성의 사용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착안점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소는 제도적 유연성이 경제적 보상보다 남성 육아 휴직 사용에 더 기여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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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MBC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육아 휴직이 상당히 보편화돼가고 있지만 아직도 남성들의 육아 휴직은 여성에 비해 낮습니다.


출산율 제고 방안으로 육아 휴직 개선이 항상 주요 과제로 꼽히는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육아 휴직 확대를, 야당이 현금 지원 확대를 내세운 것이 이를 잘 드러냅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독일의 노동경제연구소의 오스트리아의 육아 휴직 제도 사례 연구 보고서를  통해 남성의 사용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착안점을 제시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육아 휴직 제도 도입 후 지속적으로 손질..사용률 높여


오스트리아는 2천 년에 모든 부모를 위한 보편 육아 휴직제도를 도입했고 3년 휴직 기간 동안 일정액을 급여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후 2008년과 2010년에는 더 짧은 기간의 육아 휴직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현재 오스트리아는 가족 단위로 최장 2년까지 육아 휴직 사용이 가능하고 개인 형편에 따라 최소 2개월의 육아 휴직 선택도 가능합니다.


연구소는 제도적 유연성이 경제적 보상보다 남성 육아 휴직 사용에 더 기여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2개월 수준의 짧은 기간 육아 휴직이 가능해지면서 사용률이 23% 증가했지만 소득 대체율 상향 조정에 따른 사용률 증가는 13%에 그쳤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육아 휴직, 해외에 비해 경직돼 있어


이 보고서를 분석한 국회입법조사처는 우리 나라 육아 휴직 제도가 해외에 비해 경직된 면이 있다고 봤습니다.


분할 사용도 제한적이고 다른 이에 대한 양도는 아예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노르웨이는 만일 부부가 함게 살지 않으면 배우자 출산 휴가는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곁에서 산모를 돌보는 이가 2주의 배우자 출산 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자녀의 생부가 배우자 출산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실제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배우자 출산 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해외 사례를 참조해 분할 사용 횟수와 최소 사용 기간 등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양도 허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펴낸 2022년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를 보면 동료 업무 가중으로 배우자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사용이 어렵다는 답변이 각각 74.4%, 42.6%에 달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제도를 마련하고 사용을 독려하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되고, 근로자가 자신의 여건과 상황에 맞출 수 있도록 제도 사용의 자율성을 넓게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불가리아에서 생모나 입양모가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자녀의 부가 동의한다면 조부모 중 한 명에게 육아 휴직을 양도할 수 있는데 우리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은 모성과 부성의 보호라는 측면과 함께 출산율을 높여보려는 사회적 노력과 밀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루 빨리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 육아 휴직과 관련 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를 다듬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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