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드러난 일본 파벌정치…메스 꺼내든 기시다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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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의 고질적인 파벌 정치가 맨얼굴을 드러냈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파벌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를 파벌 정치 자체의 문제로 돌리면서 논점을 흐릴 수 있었다.
주간지 겐다이비즈니스는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파벌 관계자가 입건되자마자 파벌을 해체함으로써 원래는 정치와 돈의 문제였던 것을 파벌 얘기로 논점을 좁혔고, 더 이상 추궁하지 못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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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총재 선거 앞두고 타 파벌 견제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의 고질적인 파벌 정치가 맨얼굴을 드러냈다. 당내 파벌들의 '정치자금 파티'(모금행사)에서 비자금 스캔들이 터져 나오면서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파벌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1955년 당 출범 이래 70년 가까이 지속된 파벌 정치를 뿌리째 뽑겠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당 정치쇄신본부 수장으로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회동하고, 본부 소속 실무 의원들을 만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라"고 지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집권 이래 '우유부단하다' '결단력 없다' 등의 지적을 들어 온 기시다 총리의 이 같은 초강수를 둔 데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논점 흐리기: 정치자금 스캔들보다 파벌 정치로
이번 사건의 핵심은 비자금 조성 문제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를 파벌 정치 자체의 문제로 돌리면서 논점을 흐릴 수 있었다.
주간지 겐다이비즈니스는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파벌 관계자가 입건되자마자 파벌을 해체함으로써 원래는 정치와 돈의 문제였던 것을 파벌 얘기로 논점을 좁혔고, 더 이상 추궁하지 못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파벌 정치 자체가 악(惡)이라는 인상을 심어 파벌들이 자민당 내 집단으로 행동할 수 없도록 제한을 부과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기시다 총리가 자신을 '정의로운 파벌 해산'의 주체로 보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 아리마 하루미는 일본 슈에이샤 온라인판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가 신바람을 내는 건 당내에서 불거지던 조기 퇴진 시나리오를 자신의 한 수로 무찌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9월 총재 선거 앞두고 타 파벌 '포스트 기시다' 등장 견제
기시다 총리는 상대적 비주류에 속하는 제4파벌의 수장이었다. 자기 파벌부터 우선 해체를 선언하면서 상위 파벌들도 해체하는 방향으로 일부러 의도했다는 해석도 있다.
주간지 겐다이비즈니스는 "기시다 총리가 '포스트 기시다'를 차례로 뭉개고 있다"며 그의 움직임에 무서운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9월 총재선거 전에 1위 아베파의 구심점을 흩어버리고 비슷한 규모의 비주류 파벌인 니카이파를 해산시켜서 대립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 막았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굳이 지금처럼 자민당에 역풍이 부는 상황이라면 누구도 차기 총재 후보자로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총재가 보유한 공천권을 무기로 하면 기시다 총리에게 대립하는 움직임은 보이기 어려워진다"고 부연했다.
이렇게 주요 파벌들이 뿔뿔이 흩어졌지만 자민당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는 적다. 2위 아소파와 3위 모테기파가 '정책집단' 형태로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계파 해소가 아니라 계파 개편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치 저널리스트 스즈키 데쓰오는 슈에이샤온라인 인터뷰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계파 해소도 정치 쇄신도 아니다"라며 "사실상 계파 재편이나 권력 투쟁으로 봐야 하며, 9월 총재 선거가 다가오면 반드시 계파와 비슷한 그룹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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