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동반여행···어디로 가고 싶냥? 충주로 떠나보개!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영화 <도그맨>에 나오는 대사처럼 반려동물은 함께 사는 이에게 행복을 나눠준다. 인간동물유대연구소(HABRI)가 미국 코헨연구그룹과 2015년 진행한 연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74%가 동물과 함께 살게 된 이후 정신 건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4가구 중 1가구(25.6%)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반려가구는 월평균 15만원의 양육비를 지출하고 2년 평균 78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하는 등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겼다. 동물과 한집에 사는 것을 넘어 함께 여행을 가고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반려인도 많았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반려견을 기르는 반려인 4명 중 1명(74.4%)은 반려견과 동반여행을 가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행은 어떨까. 충주에는 반려동물 동반 숙소와 여행지가 포진해 있다. 충주로 미리 ‘댕박냥일’ 여행을 떠나보았다.
팬데믹 위기에 펫캉스 시작했더니···입소문 타고 대박
충주에서 가장 먼저 반려동물 친화(펫 프렌들리) 숙박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켄싱턴리조트 충주’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 12월 처음으로 반려동물과 투숙할 수 있는 객실을 리모델링하고 ‘펫캉스’ 상품을 내놓았다. 앙성탄산온천 인근에 있는 켄싱턴리조트 충주는 원래 기업 연수 프로그램 명소였다. 수도권과 가까워 기업들이 선호하는 위치인 데다 산 중턱에 리조트가 위치해 직원들이 연수 도중 이탈하기 쉽지 않은 지리적 이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팬데믹은 숙박업계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혔다. 기업들이 오프라인 연수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켄싱턴리조트 충주에도 위기가 왔다.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반려동물 동반 숙박 서비스였다. 고급 호텔·리조트들이 ‘동물 출입 금지’를 내걸었지만, 반려인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호캉스’를 꿈꾸고 있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과 여행을 계획하는 반려인들은 당일 여행(30%)보다는 숙박 여행(70%)을 선호했다. 켄싱턴리조트는 반려동물과 투숙할 수 있는 객실과 실내외 부대 시설을 전면 리뉴얼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리조트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보더콜리 부총지배인의 환대였다. 보통 부총지배인이 되려면 10년 이상 걸리는데 케니는 2021년 6월 사원으로 입사해 입사 4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3살 수컷인 케니는 그만큼 열심히 일한다. 반려동물이 없는 숙박객에게도 개인기를 마음껏 보여주며 고객 응대에 진심이다. 리조트를 찾는 반려견들과 함께 뛰어놀아주는 서비스까지 나서고 있다. 리조트 관계자는 “케니가 친화력이 좋고 다른 반려견들과 재미있게 잘 놀아주다 보니 해당 서비스 요청이 늘고 있다”면서 “케니가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비층에는 반려동물 용품 상점, 놀이 시설, 동반 식당 등이 있어 ‘반려동물의 천국’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체크인할 때 반려동물 전용 샴푸 등 어메니티도 제공된다. 객실에는 반려동물 전용 침대, 식기, 배변판, 미끄럼방지 슬라이드, 먼지 제거기, 공기 청정기, 탈취제 등을 갖췄다. 고양이와 함께 여행을 오는 집사 숙박객을 위해 캣타워 등 고양이 전용 물품도 대여한다. 객실은 8가지 종류로 총 80개가 있다. 1층 객실은 전용 마당과 바비큐장을 갖춰 반려견과 함께 호캉스를 즐기기 제격이다. 주말과 연휴에는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좋다.
“매주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가요”···충주로oh개!
숙박하지 않아도 반려동물 전용 리조트 야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반려견이 목줄 없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운동장 ‘펫 파크’가 마련돼 있다. 장난감과 놀이 시설은 물론 물과 배변 봉투 등도 운동장에 구비됐다. 소형견, 대형견 운동장이 따로 운영되고 바비큐장과 운동장이 이어져 있어 반려동물과 저녁식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바비큐 세트에 강아지 전용 스테이크가 포함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펫 파크에서 만난 충주 시민 윤남신·이재은 부부는 시바견 삼 남매를 키우며 종종 이곳을 찾는다. 하루 세 번 반려견 산책을 시키지만, 가끔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어서다. 부부는 반려동물을 키우며 일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윤씨는 “주말마다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있다”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전국 유명 애견 펜션을 일부러 찾고 있다”고 했다. 아내 이씨는 “반려동물이 자녀 같은 존재”라면서 “이제 반려동물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윤씨 부부는 충주에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곳이 특히 많다고 소개했다. 충주시는 2019년 충주종합운동장 부지 내에 반려농물 놀이터를 마련했다. 2022년엔 생활관광활성화 사업으로 ‘반려동물 동반여행’을 내세웠다.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면서 만든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의 선수 숙소를 반려동물 동반 숙소로 리모델링했다. 객실에는 반려동물 전용 침대, 배변판, 욕조 등이 마련됐다.
충주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관광지를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도 개발했다. 중앙탑 공원 일대에 있는 중앙탑사진관 반려동물과 함께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반려동물 의상도 대여해준다. 충주호 관광선도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 가능하다. 2박3일의 투어코스와 충주 해설 전문 가이드가 지원되는 ‘충주로oh!개’는 지난해 8~9월 예약 오픈 5분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되기도 했다. 충주체험관광센터 관계자는 “수도권과 가깝기 때문에 충주에서 숙박하려는 여행객이 많지 않았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며 “반려견과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러운 여행객들에게 수도권에서 차로 1~2시간 이면 닿는 충주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알고가세요
충주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 인근 마리나센터 1층에 ‘충주체험관광센터’가 있다. 반려동물 동반 숙소인 무지개길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예약은 홈페이지(www.cjro.kr)에서 가능하다. 아이와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딸기농장 체험이 가능한 켄싱턴리조트 충주 ‘스프링 얼리버드’ 패키지도 고려해볼 만하다.
충주|글·사진 |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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