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프로골퍼의 가치는 태도, 그 다음이 성적이다

김인오 기자 2024. 2.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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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2024년 대회관련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김원섭 신임회장은 "많은 대회, 좋은 대회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품격 있는 태도에 신경 쓰겠다"고 했다. 프로골퍼는 대회 성적과 팬들을 통해 자신의 상품성 가치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태도가 불량하면 상품성은 반감되기 마련이다. 이는 성적으로 이어지며 좋은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꽃피우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선수들을 많이 봐왔다.



김원섭 회장은 대회와 상금액을 늘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와함께 선수들의 태도를 향상시켜 스타성 있는 골퍼로 키우는 것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사실 남자 대회를 시청하다 보면 옷에 대한 컬러, 디자인, 조화로움 그리고 모자 등이 언밸러스 한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최근엔 소속사에서 드레스코드를 해주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은 남자 선수들의 드레스코드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부분이 많다.

특히 대한민국은 예부터 옷을 통해 그 사람의 품행을 많이 평가해 왔기에 그 중요성이 더하다. 오죽하면 우린 의식주(衣食住)라고 했을까. 옷이 먼저고 그 다음이 먹는 거 그리고 집 순으로 중요하다고 했을까. 우리 속담에서도 보면 옷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거지도 입어야 빌어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빌어먹어도 제대로 입어야 하는 일종의 드레스 코드를 말해 준다. 또 '하루 굶은 것은 몰라도 헐벗은 것은 안다'는 말을 통해서 그 사람 옷을 보고 형편을 알 수 있음을 말한다. 그만큼 우리 삶에 있어 옷은 나의 가치를 말해주는 중요한 소통수단이다. 뿐만아니라 옷 색깔과 디자인을 통해 아군과 적군을 구분했으며 스포츠 경기 역시 우리 편, 상대편을 구분 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미국 명문 프라이빗 골프장에서 반바지 양옆에 주머니가 여럿 달린 반바지를 입고 플레이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옷으로 인해 그의 품격에 상처가 난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의 그 시작도 바로 패션부터이다. 안재욱이 출연했던 '별은 내 가슴에'가 방송되고 나면 그 다음날 의류 시장에 출연했던 연기자들의 옷이 제작되어 나올 만큼 한국 패션에 열광했던 것이다. 그만큼 옷은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있어 제일 먼저 평가되는 잣대다.

그 다음이 바로 태도다. 말씨와 행동의 중요성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30년 전부터 드레스코드와 언어 태도와 행동에 대한 교육을 꾸준하게 해 왔고 그 결과가 지금의 전성기로 방증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남자 프로 역시 교육은 받아 왔지만 배려와 섬세함에서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개인적 생각이다. 삐딱하게 쓴 모자와 헐렁한 벨트와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인해 손해를 봐 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많은 선수들이 노력하고 자신의 상품성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일부 선수들의 일탈이 전체를 대변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 때 일본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시카와 료'의 프로암 레슨비가 70억 원이라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일본 캐논사 오너는 경기 불황으로 마지막 대회를 치르면서 이시카와 료와 라운드를 했다. 하지만 이시카와의 성실함, 말솜씨, 진정성에 매료되어 시상식 때 70억 원이 드는 대회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시카와 료의 태도가 사라지려던 70억 원의 대회를 다시 소생시킨 것이다.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는 "우리는 언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대로 현실을 인식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가끔 프로암에 참가한 골퍼 분들이 내놓는 불만이 남자프로는 과묵하며, 대회를 위한 연습에만 몰두한다고 한다. 예전엔 많이 그랬고 남자들은 그렇잖아도 과묵해 보이기에 그 인상은 더 할 것이다.

김원섭 회장의 말처럼 이제 남자대회의 상품성은 바로 선수들의 태도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태도는 고운 품성에서 나오며 그 품성은 침착하고, 친절하며, 섬세해야 한다.

올 한 해 남자 선수들의 웃는 모습과 깔끔하고 자신감 있는 패션 표현과 마치 필드에서 런웨이를 하는 모델처럼 가능한 한 멋진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라본다. 아울러 언어의 품격을 느낄 수 있도록 공부하고 노력해 성숙한 내면과 자존감을 자신 있게 표현해 많은 사랑을 얻기를 희망해 본다. 그것이 곧 자신의 상품 가치이며 삶의 진정한 품격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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