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하던 두부, 3000원…10년째 부담스러운 차례상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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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30만원 정도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작년에 그는 설날 차례상을 준비하는데 20만~30만원을 썼다.
이날 직접 설날 차례상 비용을 계산한 결과 6~7인 기준 평균 25만원 정도 들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해 6~7인 가족 기준 차례상 준비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2만5604원, 대형마트가 평균 25만6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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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30만원 정도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8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전통시장. 20년 넘게 설날 차례상을 지내온 50대 주부 김모씨는 채소 가게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작년에 그는 설날 차례상을 준비하는데 20만~30만원을 썼다. 김씨는 "오늘도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쪽파 이것저것 샀다"며 "올해는 최소한으로만 사려고 했는데 사다 보니까 또 많아져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9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전통 시장에는 음식을 장만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직접 설날 차례상 비용을 계산한 결과 6~7인 기준 평균 25만원 정도 들었다. 시민들은 체감 물가는 전년과 비슷하지만 여전히 부담이라고 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해 6~7인 가족 기준 차례상 준비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2만5604원, 대형마트가 평균 25만6200원이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 16곳, 대형마트 8곳, 가락시장 내 가락몰 등 총 25곳을 조사한 결과다. 전통시장은 전년(21만8320원) 대비 3.3% 상승했고 대형마트(26만6172원)는 3.7% 감소했다.
김씨가 적어준 재료 리스트를 바탕으로 전통시장을 살펴본 결과 총 25만9000원이 나왔다. 쪽파, 깻잎, 도라지, 고사리 가격은 평균 4000원 미만이었고 배, 사과, 귤 등은 1만원을 훌쩍 넘겼다. 떡국 떡은 3000원부터 1만원까지 가격이 다양했고 동그랑땡, 모둠전 등은 한팩에 1만원 정도 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작년과 체감 물가가 비슷하다고 했다. 시장을 찾은 주부 박모씨는 "작년에도 이곳에서 재료를 샀는데 그 때도 과일 값은 비쌌다"며 "채소나 생선은 가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아무래도 전통시장이라 대형 마트보다는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림 비용 25만원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30년째 차례를 지내는 정모씨는 "10년 전에는 두부도 500원, 배도 2000원이었는데 지금은 3000원, 5000원씩 한다"며 "물가가 확확 오르고 있어서 장을 볼 때마다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야채 가게에서는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가격 흥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5개 말고 2개만 달라" "양이 너무 많은데 반절은 안 파느냐" "사과가 비싸서 샤인머스켓으로 사야겠다" 등의 목소리가 들렸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례상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지난해 차례상에 9가지 음식만 올리는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차례를 지낼 때 중요한 건 음식의 종류가 가짓수가 아니라 밥 한그릇, 국 한 그릇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차례상 기본 음식은 떡국(설),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다. 만들기 수고로운 전은 꼭 올릴 필요가 없다. 육류, 생선, 떡은 추가할 수 있는데 상차림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
과일은 따로 정해진 종류가 없으며 주변에 구하기 쉽거나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과일로 올리면 된다. '홍동백서(제사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대추·밤·배·감)'는 예법 문헌에 없는 표현이며 상을 차릴 때도 음식은 편하게 놓으면 된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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