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적금' 통장에 찍힌 이자는 4만원…특판적금의 비밀
가입기간과 납입한도 확인 후 가입해야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마저 연 4%대 정기 예금이 사라졌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 금리에 반영된 영향이다. 높은 금리의 예금 상품 막차를 타려던 소비자들은 시선을 적금으로 돌리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고금리 특판 적금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적금 상품은 겉보기에 적용 금리가 연 10%대가 넘더라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최대 5만원에 그친다. 대부분 단기 예금으로 납입 기간이 짧고 월 납입한도도 적어서다. 또 우대금리 적용 기준도 까다로운 경우가 적잖다. 우대조건을 유지 못하거나 단기예금일 경우 만기 시 받는 이자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연 13.26% 이자 받는다고?…'로또' 수준의 조건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은 연 13.6%를 내세운 전북은행 'JB슈퍼씨드적금'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만큼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북은행이 제공하는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은행은 이 상품을 '로또'처럼 설계했다. 우선 해당 적금 상품은 적금의 10%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상품 가입자가 매달 JB뱅크 앱을 사용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미션 수행 시 '씨드'를 받을 수 있다. 적금 계약 기간 내 받을 수 있는 씨드는 최대 11개다.
하지만 씨드를 받았다고 모두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공된 씨드가 ‘슈퍼씨드’인 경우에만 기본금리 연 3.6%에 10.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슈퍼씨드가 나타날 확률이 0.2%에 불과하다. 한 달에 고객 500명 중 고작 1명만이 최고금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만일 슈퍼씨드를 받지 못하면 기본금리 연 3.6%가 적용된다.
'JB슈퍼씨드적금'은 월 최대 불입액도 30만원이다. 가입 기간은 12개월로, 당첨될 경우 매달 30만원씩 납입 시 12개월 후 22만4359원(세후 기준)을 받는다. 반면 당첨되지 못한 가입자가 받는 이자는 5만9389원 뿐이다.
다른 은행도 비슷하다. 신한은행에서는 연 5% 금리를 주는 '신한 슈퍼쏠(SOL)포인트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우대금리는 △신한카드 결제계좌 신한은행 지정 시 연 0.5%포인트 △마이신한포인트 1000포인트 이상 매달 입금 시 연 0.5%포인트(최고 연 2.5%포인트·최대 5개월 적용)를 제공한다. 하지만 월 최대 불입액 30만원에 6개월 만기 상품이다. 우대 조건을 만족 시키지 못하면 기본 금리는 연 2%로 떨어진다.
우대 조건을 만족시키면 만기 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2만2208원(세후)이다. 만일 우대 조건을 못 채우면 만기 때 받는 이자는 8883원밖에 되지 않는다.
우대조건 없는데 내 이자가 적은 이유?…비밀은 연이율?
우대 조건이 없는 고금리 특판 적금도 존재한다.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 특판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최고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3.6%에 연 6.4%의 우대금리를 더했다. 오는 14일까지 선착순 1만좌가 판매된다. 해당 상품은 자동이체 설정이나 체크카드 사용 등과 같은 별다른 조건 없이 연 10% 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납입 기간과 한도를 살펴보면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크지 않았다. 해당 상품의 만기는 6개월이고 월 최대 납입 한도는 30만원이다. 만기를 채운 후 받을 수 있는 최대 이자는 세후 4만4410원이다. '최고 연 10%'라고 해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5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적금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 소비자들은 '연이율'과 '가입 기간'을 따져 이자를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예시로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의 경우 연이율이 10% 상품이지만 가입 기간이 6개월이다. 사실상 최대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절반(5%)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또 상품 유치 전체 기간 동안 이율이 적용되는 예금 상품과 달리 적금 상품 첫 달 납입분에만 해당 이율이 적용된다. 예치 기간만큼 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시로 소비자가 연 10%, 12개월 납입 상품에 가입할 경우, 첫 달 납입분에 대해서는 10% 수준의 이자가 지급되지만, 두 번째 달 부터는 한 달 치가 줄어든 11개월 치 이율이 적용된다. 결국 마지막 달에는 만기까지 예치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으니 한 달 치만큼의 이율을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이를 케이뱅크 코드K 자유적금에 적용해 보면, 5% 수준의 이율이 적용되는 것은 첫 주에 넣은 금액에 한정된 셈이다. 마지막 회차에 넣은 금액에는 한달치 이율인 0.83% 수준의 이자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금의 경우 이자율이 잔여기간에 대해서 금리를 적용하다 보니 다음 회차 입금 시점에 따라서 회차별로 다른 금리가 적용된다"며 "적금은 마지막 회차 입금분에 대해서는 이자가 거의 없는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적금의 원리에 대해 잘 알아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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