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약 1년 전 WC 16강의 영광은 어디로 사라졌나...황금 멤버 데리고 亞컵 4강
[포포투=가동민]
한국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쌓은 영광을 잃어버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했다.
한국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요르단이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한국이 고전했다. 후방 지역에서 패스 미스가 여러 번 나왔고 위협적인 장면은 요르단이 더 자주 만들었다. 조현우가 눈부신 선방을 보여주면서 위기를 넘겼다. 전반은 득점 없이 0-0으로 끝났다.
선제골은 요르단이 기록했다. 후반 8분 박용우의 백패스를 알 나이마트가 차단했고 치고 들어갔다. 알 나이마트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요르단이 점수를 벌렸다. 후반 21분 알 타마리가 우측면에서 수비를 제치면서 중앙으로 들어왔고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0-2 패배로 막을 내렸다.
약 1년 전 카타르에서 한국 대표팀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선발, 기용 등의 문제로 논란이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이 선수들을 뽑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도 벤투 감독은 자신이 구상한 축구에 대해서 답을 내놓았다.
벤투 감독의 뚝심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은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쉬운 팀이 없었다. 한국은 1차전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비등한 경기를 펼치며 0-0으로 비겼다. 다행이라는 생각보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경기력이었다. 2차전 가나와 접전 끝에 2-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16강을 가기 위해선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이른 시간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김영권의 동점골이 나왔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역습과 황희찬의 마무리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이겼다. 골득실은 같았지만 한국이 다득점에서 앞서며 16강에 올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과 작별했다.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왔다. 선임 당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걱정의 시선이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장에서 벗어난지 오래 됐고 감독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도 많지 않았다. 게다가 전술이 부족하다는 필립 람의 폭로까지 더해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주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한국에 상주하기보다는 해외에서 일정을 보냈고 대표팀 명단 발표도 기자회견 없이 서면으로 진행했다. 이전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던 감독들과는 다른 행보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방식에 자신이 있었다. 클린스만은 꾸준히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한국은 1960 아시안컵 이후 정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이번 대회가 우승의 적기라는 여론이 많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유럽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많은 기대를 받고 아시안컵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이 이어졌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 모두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따내며 4강에 올랐다. 4강에서 요르단에 발목을 잡히며 우승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한국 축구가 퇴보하는 순간이었다. 벤투 감독 아래서 한국 축구는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오면서 전술보다는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황금 세대를 데리고 무기력하게 아시안컵 여정을 마쳤다. 한국 축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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