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영역] 트럼프 지지자들은 왜 테일러 스위프트를 괴롭힐까?…마가(MAGA)의 집중포화 맞은 이유
이수진 기자 2024. 2. 9. 06:02
비밀요원·딥페이크·가짜연애…음모론만 몇 개야?
"올해의 그래미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갑니다!"
일생에 한 번 받기도 어렵다는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무려 네 번이나 탄 사람, 전 세계에 딱 한 명 있죠. 바로 테일러 스위프트입니다. 최고의 인기 스타인 건 알겠는데, 도대체 왜 자꾸 미국 대선 국면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언급될까요?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라고 하기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이주의 인물탐구영역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둘러싼 복잡미묘한 스토리를 알아봅니다.
━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었죠. 'Eras 투어'가 열린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어서 '스위프트 노믹스'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실제로 한화 5조 7천억 원에서 7조 6천억 원 GDP 효과가 있었다고 하죠. 경제만 들썩인 게 아니라, 팬들이 공연장에서 방방 뛰어서 시카고에서는 규모 2.3의 지진이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지만, 인기가 많다고 해서 모두 정치 음모론의 표적이 되는 건 아닙니다. '테일러는 바이든의 비밀 요원이다', 'Eras 투어의 성공도 미국 국방부가 도와준 것이다', '미식축구 선수인 켈시와 가짜 연애를 하고 있다' 이런 음모론이 난무하죠. 심지어 성착취 딥페이크 영상까지 나돌았습니다.
━
허무맹랑하지만 트럼프 지지자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들은 이런 음모론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흑인 역사의 달'을 '백인 역사의 달'로 바꿔치기하고, 흰 피부·금발 머리인 테일러 스위프트를 백인의 상징처럼 만들려는 시도 같은데요. 원래 영상에서 "이번이 제가 13번째 받는 그래미상이에요!"라고 말하는 부분에 음성을 합성한 겁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테일러 스위프트를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왜?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일화를 알아야 합니다.
━
"이봐, 테일러! 네가 상 받아서 기쁘고 (수상 소감) 마치게 해줄게.
그런데 비욘세 뮤비가 역대급으로 최고야. 역대급이라고!"
-칸예 웨스트, MTV 시상식 (2009년)
그 유명한 '칸예 난입 사건'. 여기저기서 비난이 쏟아졌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멍청이(Jackass)"라고 말할 정도였죠. 압박을 느낀 칸예 웨스트가 사과를 했고, 스위프트도 유머로 넘기며 갈등이 봉합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2차전이 이어졌죠. 2016년 칸예가 'Famous'라는 곡을 발표하는데 가사가 문제였습니다. "난 지금도 테일러와 잘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그 X을 유명하게 만들었으니까" 역시나 비난이 쏟아졌고, 테일러도 공개 저격에 나섭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당신의 성공을 깎아내리거나 명예와 성과를 빼앗으려는 사람들이 있죠."
-테일러 스위프트, 2016년 그래미 시상식
칸예는 "이 가사는 테일러와 합의가 된 거다"고 주장했지만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칸예의 아내 킴 카다시안은 테일러가 합의해 놓고 모른 척한다며 둘의 통화 영상을 공개해 버리죠.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위선자" "뱀처럼 교활한 인간"이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이때 모두가 테일러의 커리어는 끝났다고 생각했죠. 테일러도 충격에 휩싸여 1년 동안 칩거에 들어갑니다.
━
신곡 'Look What You Made Me Do' 뮤직비디오에서 아예 뱀을 소품으로 이용했고, "이전의 테일러 스위프트는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나니 오히려 "뱀 같은 여자"가 더는 욕처럼 느껴지지 않았죠. 이후 〈그녀는 뱀 같다, 가장 긍정적인 방식으로(가디언)〉 등의 기사가 나온 걸 보면 테일러가 정면돌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맥락을 전환해버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곤 기사회생해 또다시 최고의 인기를 이어가죠.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겁니다.
비슷한 시기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테일러의 초창기 앨범의 마스터권이 스쿠터 브라운에게 넘어간 거죠. 테일러는 작사 작곡을 직접 하기 때문에 저작권은 가지고 있지만, 녹음된 결과물에 대한 사용권인 마스터권은 소속사에 있었는데요. 마스터권을 인수한 스쿠터는 칸예의 매니저로 상당히 밀접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테일러는 자신의 곡을 다큐멘터리에 쓸 때도, 공연할 때도 '적의 친구'에게 허락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때도 사람들은 '테일러가 한 방 먹었구나' 생각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어요. 이전 노래들을 다시 재녹음해서 '테일러 버전(Taylor's Version)'으로 다시 발표합니다. 큰돈을 투자했던 스쿠터 브라운은 다시 마스터권을 되팔아야 했습니다.
━
이런 테일러 스위프트가 바이든과 민주당을 지지한 이력이 있으니, 마가(MAGA)에게는 불편한 존재였을 겁니다. 게다가 그녀가 왜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게 되었는지 알면 고개가 끄덕여지거든요.
이른바 '1달러 소송전' 사건. 이게 발단이 된 건데요. 2013년 한 라디오 방송 출연 뒤 기념사진을 찍는데 진행자가 테일러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테일러의 엄마는 곧바로 방송국에 항의했고 이 진행자는 회사에서 잘렸는데, 진행자가 '테일러 스위프트 때문에 잘렸다'면서 테일러를 고소했죠. 테일러는 상징적 의미의 청구금 1달러를 걸고 소송전을 벌였습니다. 이때 경험으로 '컨트리 가수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여성의 권리 신장 등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죠.
2018년, 가정 폭력, 스토킹, 데이트 강간으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는 '여성폭력금지법'을 재승인하는데 반대표를 던졌던 공화당 블랙번 후보에게 표를 주지 말자고 테일러 스위프트가 직접 이야기를 합니다. 2020년, 더 나아가 성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했던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에 이르죠. 물론 테일러가 지지한 후보가 다 당선됐던 건 아닙니다. 공화당 블랙번 후보는 결국 테네시 주 상원의원에 당선이 되었거든요. 그럼에도 마가(MAGA)는 테일러가 언제 또 바이든을 지지할지 몰라 견제 중입니다.
━
미식축구 스타 켈시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마가(MAGA)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듯합니다. 우선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미식축구 팬들의 인지 부조화를 유도한다는 분석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부유하고 강력한 여성이 성공한 미식축구 선수를 새로운 차원의 명성으로 끌어올리면서 전통적인 젠더 규범에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두 사람이 결혼까지 하면 또 하나의 슈퍼스타 커플이 탄생하는 건데요.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 같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 마홈스의 아내까지도 '테일러의 사교 모임' 멤버로 포섭하고 있는데요. 미식축구 시청자층이 공화당 지지층과 겹치니까 마가(MAGA)는 "테일러와 켈시는가짜 연애", "슈퍼볼이 조작되고 있다"며 부지런히 음모론을 꾸미는 겁니다.
미국에서 역대급으로 인기 없는 현 대통령 바이든, 역대급으로 문제 많은 전 대통령 트럼프. 팽팽한 싸움의 승자를 가를 사람이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글쎄요, 과연 테일러가 이 전쟁에 참전할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 인물탐구영역
"올해의 그래미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갑니다!"
일생에 한 번 받기도 어렵다는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무려 네 번이나 탄 사람, 전 세계에 딱 한 명 있죠. 바로 테일러 스위프트입니다. 최고의 인기 스타인 건 알겠는데, 도대체 왜 자꾸 미국 대선 국면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언급될까요?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라고 하기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이주의 인물탐구영역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둘러싼 복잡미묘한 스토리를 알아봅니다.
━
미국의 문화 대통령
━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었죠. 'Eras 투어'가 열린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어서 '스위프트 노믹스'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실제로 한화 5조 7천억 원에서 7조 6천억 원 GDP 효과가 있었다고 하죠. 경제만 들썩인 게 아니라, 팬들이 공연장에서 방방 뛰어서 시카고에서는 규모 2.3의 지진이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지만, 인기가 많다고 해서 모두 정치 음모론의 표적이 되는 건 아닙니다. '테일러는 바이든의 비밀 요원이다', 'Eras 투어의 성공도 미국 국방부가 도와준 것이다', '미식축구 선수인 켈시와 가짜 연애를 하고 있다' 이런 음모론이 난무하죠. 심지어 성착취 딥페이크 영상까지 나돌았습니다.
━
그래미 수상 소감까지 훔치는 'MAGA'
━
"바이든을 지지하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치 전쟁의 성전(聖殿)이 될 것".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런 말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엑스(구 트위터)를 보면 심상치 않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래미상을 받은 지난 5일, 엑스에는 두시간 만에 딥페이크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서 상을 받은 테일러는 이렇게 말하죠.
"'백인 역사의 달'에 첫 번째 '눈의 여왕상'을 받아 기뻐요."
-그래미 시상식 직후 퍼진 딥 페이크 영상
"바이든을 지지하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치 전쟁의 성전(聖殿)이 될 것".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런 말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엑스(구 트위터)를 보면 심상치 않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래미상을 받은 지난 5일, 엑스에는 두시간 만에 딥페이크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서 상을 받은 테일러는 이렇게 말하죠.
"'백인 역사의 달'에 첫 번째 '눈의 여왕상'을 받아 기뻐요."
-그래미 시상식 직후 퍼진 딥 페이크 영상
허무맹랑하지만 트럼프 지지자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들은 이런 음모론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흑인 역사의 달'을 '백인 역사의 달'로 바꿔치기하고, 흰 피부·금발 머리인 테일러 스위프트를 백인의 상징처럼 만들려는 시도 같은데요. 원래 영상에서 "이번이 제가 13번째 받는 그래미상이에요!"라고 말하는 부분에 음성을 합성한 겁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테일러 스위프트를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왜?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일화를 알아야 합니다.
━
국민 여동생? 뱀 같은 여자?
━
테일러는 증권사 임원인 아버지와 광고 대행사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노래와 작사 작곡에 재능이 있었고 컨트리 음악에 빠져서 이 장르로 2006년 열일곱 살에 데뷔했죠. 하얀 얼굴, 금발의 재능 있는 10대 소녀. 테일러 스위프트는 '국민 여동생'으로 급부상하며 두 번째 앨범으로 열아홉 살 나이에 첫 번째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같은 해 MTV 시상식에서 역대급 사건이 벌어지죠.
테일러는 증권사 임원인 아버지와 광고 대행사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노래와 작사 작곡에 재능이 있었고 컨트리 음악에 빠져서 이 장르로 2006년 열일곱 살에 데뷔했죠. 하얀 얼굴, 금발의 재능 있는 10대 소녀. 테일러 스위프트는 '국민 여동생'으로 급부상하며 두 번째 앨범으로 열아홉 살 나이에 첫 번째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같은 해 MTV 시상식에서 역대급 사건이 벌어지죠.
"이봐, 테일러! 네가 상 받아서 기쁘고 (수상 소감) 마치게 해줄게.
그런데 비욘세 뮤비가 역대급으로 최고야. 역대급이라고!"
-칸예 웨스트, MTV 시상식 (2009년)
그 유명한 '칸예 난입 사건'. 여기저기서 비난이 쏟아졌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멍청이(Jackass)"라고 말할 정도였죠. 압박을 느낀 칸예 웨스트가 사과를 했고, 스위프트도 유머로 넘기며 갈등이 봉합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2차전이 이어졌죠. 2016년 칸예가 'Famous'라는 곡을 발표하는데 가사가 문제였습니다. "난 지금도 테일러와 잘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그 X을 유명하게 만들었으니까" 역시나 비난이 쏟아졌고, 테일러도 공개 저격에 나섭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당신의 성공을 깎아내리거나 명예와 성과를 빼앗으려는 사람들이 있죠."
-테일러 스위프트, 2016년 그래미 시상식
칸예는 "이 가사는 테일러와 합의가 된 거다"고 주장했지만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칸예의 아내 킴 카다시안은 테일러가 합의해 놓고 모른 척한다며 둘의 통화 영상을 공개해 버리죠.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위선자" "뱀처럼 교활한 인간"이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이때 모두가 테일러의 커리어는 끝났다고 생각했죠. 테일러도 충격에 휩싸여 1년 동안 칩거에 들어갑니다.
━
'싱어송라이터'라는 무기
━
테일러 스위프트는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특히 일기장처럼 진솔한 가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전 남자친구와 연애 이야기를 담아서 토크쇼에 나가면 "이번 가사는 누구에 대한 이야기냐"는 질문을 듣곤 했죠. '칸예와의 전쟁'에서 돌아온 스위프트는 다시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특히 일기장처럼 진솔한 가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전 남자친구와 연애 이야기를 담아서 토크쇼에 나가면 "이번 가사는 누구에 대한 이야기냐"는 질문을 듣곤 했죠. '칸예와의 전쟁'에서 돌아온 스위프트는 다시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신곡 'Look What You Made Me Do' 뮤직비디오에서 아예 뱀을 소품으로 이용했고, "이전의 테일러 스위프트는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나니 오히려 "뱀 같은 여자"가 더는 욕처럼 느껴지지 않았죠. 이후 〈그녀는 뱀 같다, 가장 긍정적인 방식으로(가디언)〉 등의 기사가 나온 걸 보면 테일러가 정면돌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맥락을 전환해버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곤 기사회생해 또다시 최고의 인기를 이어가죠.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겁니다.
비슷한 시기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테일러의 초창기 앨범의 마스터권이 스쿠터 브라운에게 넘어간 거죠. 테일러는 작사 작곡을 직접 하기 때문에 저작권은 가지고 있지만, 녹음된 결과물에 대한 사용권인 마스터권은 소속사에 있었는데요. 마스터권을 인수한 스쿠터는 칸예의 매니저로 상당히 밀접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테일러는 자신의 곡을 다큐멘터리에 쓸 때도, 공연할 때도 '적의 친구'에게 허락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때도 사람들은 '테일러가 한 방 먹었구나' 생각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어요. 이전 노래들을 다시 재녹음해서 '테일러 버전(Taylor's Version)'으로 다시 발표합니다. 큰돈을 투자했던 스쿠터 브라운은 다시 마스터권을 되팔아야 했습니다.
━
스위프티의 '걸 보스'
━
이런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테일러의 팬층이 워낙 견고했기 때문입니다. 테일러와 테일러의 팬덤인 '스위프티'의 관계는 굉장히 독특한데요. 테일러는 "노력하는 천재"라는 평을 받는데, 그중 가장 탁월한 분야가 팬과의 소통입니다. 명성을 얻기 전에는 팬들의 이메일에 성실히 답장하는 가수였고, 이후에는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텀블러,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운영했죠. 2014년 앨범 '1989'를 발매하기 전에 팬들을 집에 초대해서 청음회를 한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테일러는 직접 쿠키를 구워 팬을 대접했죠. 심지어는 팬의 결혼식까지 참석해 기쁨을 선사합니다.
충성도가 높은 팬덤 '스위프티'를 기반으로 한 테일러 스위프트. 그녀의 정치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테일러가 유권자의 날에 "유권자 등록을 하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렸는데요. 단 하루 만에 3만 5천 명의 사람들이 유권자 홈페이지에 등록했습니다.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미국 시민 53%가 테일러의 팬이라고 밝혔고,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18%가 테일러가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할 것이라 밝혔죠. 트럼프 지지자 입장에선 이런 영향력도 부담스러운데, 하필이면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테일러는 다양한 층위에서 사랑을 받지만 특히 두드러지는 팬층은 '백인 중산층 소녀'들로 꼽힙니다. 이들은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백인 중산층 중년'과 한 집에 살면서 표심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높죠.
━
이런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테일러의 팬층이 워낙 견고했기 때문입니다. 테일러와 테일러의 팬덤인 '스위프티'의 관계는 굉장히 독특한데요. 테일러는 "노력하는 천재"라는 평을 받는데, 그중 가장 탁월한 분야가 팬과의 소통입니다. 명성을 얻기 전에는 팬들의 이메일에 성실히 답장하는 가수였고, 이후에는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텀블러,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운영했죠. 2014년 앨범 '1989'를 발매하기 전에 팬들을 집에 초대해서 청음회를 한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테일러는 직접 쿠키를 구워 팬을 대접했죠. 심지어는 팬의 결혼식까지 참석해 기쁨을 선사합니다.
충성도가 높은 팬덤 '스위프티'를 기반으로 한 테일러 스위프트. 그녀의 정치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테일러가 유권자의 날에 "유권자 등록을 하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렸는데요. 단 하루 만에 3만 5천 명의 사람들이 유권자 홈페이지에 등록했습니다.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미국 시민 53%가 테일러의 팬이라고 밝혔고,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18%가 테일러가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할 것이라 밝혔죠. 트럼프 지지자 입장에선 이런 영향력도 부담스러운데, 하필이면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테일러는 다양한 층위에서 사랑을 받지만 특히 두드러지는 팬층은 '백인 중산층 소녀'들로 꼽힙니다. 이들은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백인 중산층 중년'과 한 집에 살면서 표심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높죠.
━
바이든·민주당 지지 이력
━
이런 테일러 스위프트가 바이든과 민주당을 지지한 이력이 있으니, 마가(MAGA)에게는 불편한 존재였을 겁니다. 게다가 그녀가 왜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게 되었는지 알면 고개가 끄덕여지거든요.
이른바 '1달러 소송전' 사건. 이게 발단이 된 건데요. 2013년 한 라디오 방송 출연 뒤 기념사진을 찍는데 진행자가 테일러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테일러의 엄마는 곧바로 방송국에 항의했고 이 진행자는 회사에서 잘렸는데, 진행자가 '테일러 스위프트 때문에 잘렸다'면서 테일러를 고소했죠. 테일러는 상징적 의미의 청구금 1달러를 걸고 소송전을 벌였습니다. 이때 경험으로 '컨트리 가수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여성의 권리 신장 등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죠.
2018년, 가정 폭력, 스토킹, 데이트 강간으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는 '여성폭력금지법'을 재승인하는데 반대표를 던졌던 공화당 블랙번 후보에게 표를 주지 말자고 테일러 스위프트가 직접 이야기를 합니다. 2020년, 더 나아가 성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했던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에 이르죠. 물론 테일러가 지지한 후보가 다 당선됐던 건 아닙니다. 공화당 블랙번 후보는 결국 테네시 주 상원의원에 당선이 되었거든요. 그럼에도 마가(MAGA)는 테일러가 언제 또 바이든을 지지할지 몰라 견제 중입니다.
━
슈퍼스타와 메가(Mega) 슈퍼스타의 만남
━
미식축구 스타 켈시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마가(MAGA)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듯합니다. 우선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미식축구 팬들의 인지 부조화를 유도한다는 분석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부유하고 강력한 여성이 성공한 미식축구 선수를 새로운 차원의 명성으로 끌어올리면서 전통적인 젠더 규범에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두 사람이 결혼까지 하면 또 하나의 슈퍼스타 커플이 탄생하는 건데요.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 같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 마홈스의 아내까지도 '테일러의 사교 모임' 멤버로 포섭하고 있는데요. 미식축구 시청자층이 공화당 지지층과 겹치니까 마가(MAGA)는 "테일러와 켈시는가짜 연애", "슈퍼볼이 조작되고 있다"며 부지런히 음모론을 꾸미는 겁니다.
미국에서 역대급으로 인기 없는 현 대통령 바이든, 역대급으로 문제 많은 전 대통령 트럼프. 팽팽한 싸움의 승자를 가를 사람이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글쎄요, 과연 테일러가 이 전쟁에 참전할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 인물탐구영역
대화할 때 "나도 이 사람 알아!"라고 말하고 싶은 분, '사람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10분 안에 세상을 보는 해상도를 높이고 싶은 분께 '인물탐구영역'을 추천합니다.
인물을 알면 맥락이 보입니다. 화제가 되는 인물의 스토리를 발굴해 매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인물을 알면 맥락이 보입니다. 화제가 되는 인물의 스토리를 발굴해 매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JTBC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조그마한 백' 바꿔부르며 "부부싸움 하셨나"…KBS 뭇매
- [단독] 클린스만 감독 "손흥민 은퇴 없을 것…주장도 계속"
- "130만원 내고 들어와요"…'전세사기' 공포에 월세 뜀박질
- "닫혀있어야 할 밸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5.5톤 유출
- 문 닫는 '야생동물 카페'…'사람 손 타던' 라쿤은 어디로?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