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징어' 된 오징어…"어획량 줄어 조업 나가면 더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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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 적자라 조업 자체를 포기했어요."
지난 8일 근해채낚기어선 선주 박모(62)씨는 오징어 조업 현황을 묻는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조업을 할수록 적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감하자, 조업 자체를 포기한 어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동해에서 그 흔하던 오징어가 최근 씨가 마르면서 오징어를 잡는 근해채낚기어선들의 감척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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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10년 사이 3만t으로 급감
기후변화 따른 수온 상승 원인
해수부, 대체 어장으로 '케냐' 개척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나가면 적자라 조업 자체를 포기했어요."
지난 8일 근해채낚기어선 선주 박모(62)씨는 오징어 조업 현황을 묻는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조업을 할수록 적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먼바다로 나가도 오징어가 안 잡히고, 기름값에 선원 인건비 등을 따지면 조업을 안 하는 게 오히려 낫다"며 "석 달이 넘도록 조업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수산업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감하자, 조업 자체를 포기한 어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오징어 채낚기어선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채낚기어선들의 감척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오징어 어획·생산량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오징어 어획량은 연근해 기준 15만4000t, 원양 기준 10만t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연근해 기준 3만6000t, 원양 기준 4만8000t까지 급감했다. 연근해의 경우 76.7%나 감소한 수치다.
오징어 황금 어장으로 불리던 동해에서 오징어가 자취를 감췄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지역의 오징어 어획량은 1365t으로, 지난해(3504t) 대비 39%, 지난 3년 평균(6064t) 대비 23%에 불과했다.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어획고도 덩달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어획고는 181억2000여만원으로, 전년(375억8000여만원) 대비 48%, 지난 3년 평균치(545억5000여만원)의 33% 수준으로 급감했다.
오징어가 어획량이 급감한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오징어는 낮은 수온에서 사는 활류성 어종으로, 최근 기온이 급속히 올라가면서 오징어 개체 수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수온이 19.8℃로, 우리나라 바다 표면 수온을 관측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2020년 평균 수온 19.2℃보다 0.6℃ 더 높다.
어획량이 줄면서 오징어 가격도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오징어(물오징어·중품)는 1㎏에 1만6825원으로, 전년 대비 29.3% 상승했다.
동해에서 그 흔하던 오징어가 최근 씨가 마르면서 오징어를 잡는 근해채낚기어선들의 감척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 19척의 근해채낚기어선이 감척을 신청했다. 이는 강원도에 등록된 근해채낚기어선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감척은 지자체가 우선 검토한 뒤 해수부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해수부가 서류 검토 후 승인하면 감척이 이뤄진다.
해수부는 오징어 대체 어장을 찾기 위해 오징어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케냐 등 동아프리카 수역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10억원 늘어난 24억원을 투입한다.
해수부는 공해조업 규제 및 연안국의 자원자국화 정책 강화로 인해 새로운 해외 어장개발이 필요해짐에 따라 2001년부터 새로운 해외어장을 개척해 수산자원을 확보하는 '해외어장 자원조사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해수부는 이 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북태평양 꽁치, 대서양 오징어, 남빙양 이빨고기(메로) 등 11개의 새로운 해외어장을 개척한 바 있다.
또 2023년부터 해외어장 자원조사 사업자로 기존 원양어업인(단체) 외에 연근해어업인(단체)까지도 인정해 러시아 수역의 명태·오징어와 서아프리카(기니비사우) 수역의 조기·민어 등 다양한 수산자원을 조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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