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도시락 대박 났다고요?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요즘 10대들 일상처럼 편의점 음식 먹는 세대…프레시푸드 성장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지난해 '김혜자 도시락'을 6년 만에 낼 때 제품 구성도 타깃 소비자도 바뀌다 보니 어떻게 할지 고민했죠."
지난 6일 GS리테일 본사에서 만난 양호승 데일리푸드팀장이 '흥행 성공 비결'을 털어놓았다.
도시락·김밥·주먹밥·샌드위치·햄버거·조리면·요리반찬·샐러드 등 일명 '프레시푸드' 상품을 만드는 것이 그의 업무다.
양 팀장은 "옛날 제품을 리뉴얼하기보다는 말 그대로 '혜자로운 지'에만 집중했고, 김혜자 선생님의 이미지에 잘 매칭되면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양 팀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된 첫 김혜자 도시락이 출시될 때 상품기획자로 참여했다. 지난해 다시 김혜자 배우와 계약을 맺고 해당 시리즈를 다시 선보였다.
지난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김밥과 삼각김밥 '혜자로운 알찬 한끼세트'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김밥과 주먹밥(삼각김밥), 그 외 반찬 등을 같이 먹고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한 통에 담은 복합상품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0월에 출시해 12월 31일 기준 판매 수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이에 양 팀장은 "그동안 고객지향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김밥이면 김밥, 주먹밥이면 주먹밥처럼 회사 분류 체계에 맞춰 제품을 냈던 것 같다"며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걸 어떻게 한번에 보여줄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GS25는 다양한 소비자 수요 반영을 위해 풀무원과 협업한 김밥을 내놨다. '풀무원 지구식단'의 두부텐더와 유부런천미트를 김밥 재료로 활용해 기존 김밥의 맛을 살리면서도 조금 더 환경을 고려할 수 있는 제품이다.
양 팀장은 "비건은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고, 제품의 진입장벽이 되기도 한다"며 "맛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품보다 더 환경을 배려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도 명절 음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해복많이받으세용'을 공개했다. 포장과 유통 기술력이 좋아져 전과 달리 불기 쉬운 잡채나 신선한 명태회를 반찬으로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양 팀장의 목표는 지난해와 다른 새로운 김혜자 도시락을 선보이는 게 올해 목표다. 그는 "김혜자 도시락을 작년에 많이 좋아해주셨고, 올해는 다른 김혜자 선생님의 도시락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의 주 타깃을 묻자 "현재 주 소비층은 20~40대고, 진짜 타깃은 10대"라고 주저없이 답했다.
그는 "20~40대는 시간이 없는 등 특별한 상황이 있을 때 프레시푸드를 찾는데, 10대들은 일상처럼 편의점 음식을 먹는다"며 "이들이 직장인이 되서 돈을 벌고 외식할 때도 선택지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편의점을 찾을 때 프레시푸드의 성장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대들의 영향으로 편의점의 주요 판매 시간대도 바뀌었다. 10년 전엔 아침과 점심, 저녁에 프레시푸드가 가장 많이 팔렸지만, 이젠 학교와 학원이 끝나는 오후 4시와 밤 10시 이후가 그 자리를 꿰찼다.
이를 고려해 GS25는 MD(상품기획자)들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구성했다. 양 팀장은 "이들의 말에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도 중요한 요소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 등으로 가게들이 문을 일찍 닫는 외식 환경의 변화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한국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오후 8시가 넘어가면 가게들이 문을 닫는 시대가 올 것" 이라며 "편의점은 24시간 불을 켜고 있을 거고, 언제나 만족스럽게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주로 이용하는 분들이 편의점에서 그만큼 만족감을 얻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얼마나 성의있게 준비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내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도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제품 전략도 물어봤다. 양 팀장은 의외로 '점주들의 선택'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무리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화제가 되는 제품이 있어도 점주들이 모르고 발주를 안한다면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점주가 발주를 해야 소비자 알아줄 기회가 생긴다"며 "점주 분들이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2003년에 일본에서 봤던 '벤또(도시락) 문화'를 예로 들며 아직 프레시푸드 시장은 성장기라고 분석했다.
양 팀장은 "당시에 일본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쏟아지듯 나와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을 공원에서 먹는 모습을 봤다"며 "그때만 해도 상을 차려먹는 우리나라에선 저런 문화가 안생길 거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비슷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프레시푸드 시장은 여전히 성장기고, 미래 타깃들이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내는 지가 관건"이라며 "소비자들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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