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OINT] 클린스만은 왜 비판 받아야 하나 ① : 전술은 있다! 그러나 발전이 없다

신동훈 기자 2024. 2. 9.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도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하려면 우선 전술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수세에 몰려 있다. 부임 시작부터 쭉 논란을 만든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가 끝난 후 비판해도 된다"고 하면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맞았다. 준결승까지 갔지만 내용은 엉망이었고 결국 64년 만의 우승 꿈은 이뤄내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눠 왜 비판을 받아야만 하는지 정리했다. 부임 후부터 아시안컵 현지에서 20일이 넘게 클린스만호를 지켜보면서 판단한 점들이다. 

첫번째는 전술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 미국, 헤르타 베를린을 지휘할 때도 전술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필립 람이 자서전에 "클린스만 감독은 체력 훈련만 했고 전술 부분은 없었다"고 적어 통해 신빙성이 더해졌다. 직접 지도를 받은 선수, 그것도 독일 역사상 최고의 풀백이 비판을 해 클린스만 감독 능력 부족이 대두됐다. 2023년은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을 지도한지 얼마 안 됐기에 데이터가 적었지만 아시안컵까지 치르면서 쌓였다.

무전술 논란이 있지만, 어느 감독이나 전술은 있다. 그 전술이 얼마나 팀, 선수와 맞는지 경기력, 결과로 나타났는지가 중요하다. 또 하나의 전술만을 쭉 쓰는 게 아니라 문제점이 있으면 기조는 유지하돼 부분 수정을 하고 변수에 따라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명장까지는 아니어도 좋은 감독 소리를 듣는다. 

사진=게티이미지

클린스만 감독은 어떨까. 이른바 클린스만 감독의 '플랜A 전술'은 4-1-4-1 혹은 4-4-2 포메이션 속에서 공격에 숫자를 많이 두는 게 축구다. 센터백 두 명과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가 상대 진영 안에 위치해 공격을 펼친다. 어떤 팀을 만나도 라인을 높게 올려 공격에 힘을 싣는다.

라인을 올리는 팀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역습이다. 수비 숫자가 적기에 역습 한 방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무작정 라인을 올리는 게 아니라 선수간 간격을 잘 조정해야 한다. 공격을 하더라도 수비를 대비해야 하기에 언제든지 공을 끊을 수 있고 동료를 지원하거나 지연을 통해 수비 전환 시간을 벌 수 있는 위치를 잘 잡아야 한다. 선수의 감각이기도 하지만 감독의 역할이기도 하다. 

클린스만호는 최약체 팀이 아니면 수비에 매우 고전했다. 말레이시아와 같이 최약체더라도 역습을 잘 준비한 팀이라면 진땀을 흘렸다. 김민재 개인 능력으로 막거나 골키퍼 선방에 기댔다. 간격, 위치 조정이 전혀 안 된 모습이 매 경기 드러났다. 경기 중 선수들이 준비한 바를 수행하지 못하고 지시사항을 못 이행하고 있다면 감독이 나서 소리치고 조정을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도 적었다.

사진=게티이미지

관전자 모습을 보이다 실점하거나 지지부진한 흐름이 70분 이후에도 이어지면 부랴부랴 공격수를 대거 투입해 일단 전방에 크로스, 롱패스를 넣어 득점을 노렸다. 클린스만호 축구 요약본이라고 볼 수 있다. 매 경기 이 패턴이었고 수준이 동등하거나 확실한 저력이 있는 팀엔 졸전을 펼쳤다. 공격, 수비 다 안 되는데 더군다나 개선이 안 됐다. 녹화본을 본 듯 반복됐다. 플랜A가 매번 실패해도 클린스만 감독은 고수했다. 

주전을 계속 내보내며 플랜A 완성도를 다지려고 해도 개선점이 없었다. 정작 다져야 할 세부전술과 간격 조정 등은 다져지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를 선발하거나 실험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주전 의존도는 높아지고 변수가 발생했을 때 쓰는 카드는 상대가 읽기 쉬웠다. 플랜A만 고집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쓰는 카드까지 같아, 상대는 준비하기 더 쉬웠을 것이다. 

친선전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어도 아시안컵 기간 동안 상대가 면밀히 분석을 하고 철저히 준비를 해 나오자 클린스만호는 민낯을 드러내며 매 경기 처참한 경기력을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어떻게든 골을 만들며 기적 같은 승부를 만들어내 운이 따르긴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선수 기용이나 전술이 맞았기에 기적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극적 승리를 뒤로 하고 그 경기 나왔던 문제점을 고치고 나아지려고 해야 하는데 다음 경기에선 그대로 나왔다. 결국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모든 문제점을 노출하고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전술을 떠나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김민재 등 유명 해외파 외 선수들 능력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운영 면에서도 낙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전까진 "부임 기간이 얼마 안 됐다. 일단 지켜보자"라는 여론이 많았지만 1년이 다 된 시점에서 지도자 생활 내내 보였던 전술적 문제점을 반복하고 또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 건 클린스만 감독이 비판 받아야 할 가장 대표적인 지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

②편에서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