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 고교 동창들 협박해 수백만원 뜯은 20대 2심도 실형

지인에게 "월세 없다" 1800만원 편취도…징역 1년6개월→1년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비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의 중간인 ‘경계선 지능’을 가진 고등학교 동창들을 상대로 수백만원을 갈취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면치 못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최형철)는 상습공갈, 폭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21·여)에게 원심 징역 1년6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고교 재학 중이던 2020~2021년 동급생 3명을 폭행하거나 폭언하는 등 협박해 약 66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들이 경계선 지능을 가져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을 무서워한다는 점을 이용한 A씨는 고교 졸업 후 지인에게 “월세가 없다”는 등 명목으로 42차례에 걸쳐 1800여만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법정에서 A씨는 자신 역시 지능 수준이 매우 낮아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항변했으나 1심 재판부는 심신장애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정신지체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A씨의 주장을 배척했으나 형량이 무겁다는 항소는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상당 기간 막대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무거워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지능장애가 있는 사회초년생인 점, 피해자들을 위해 일정 금원을 공탁한 점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