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클린스만 아웃"이라 소리쳐도 축구 인생 일부분 '마이 웨이', 대단한 현실 인식

이성필 기자 2024. 2. 9.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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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팬심에 대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대응은 정면 돌파였다.

그렇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감정적인 부분, 축구를 통해서 저희가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저희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아마 많은 분이 행복해하셨을 것이다. 반대로 대회에서 이렇게 패배를 안고 돌아오고 탈락하게 되면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더 부정적으로, 진짜 극단적인 발언들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찬반의 공존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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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발 아래 떨어진 호박엿. ⓒ이성필 기자
▲ 공항 경비대의 경호를 받으며 인천국제공항을 빠져 나가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이성필 기자] 성난 팬심에 대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대응은 정면 돌파였다. 축구 인생에서 자주 겪어봤던 일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 4강전을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빈손으로 돌아왔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은 현지에서 유럽 소속팀으로 복귀했고 국내파 중심의 선수 13명만 귀국했다.

표정 관리가 필요했던 클린스만이지만, 놀랍게도 환하게 웃으며 입국장 문을 벗어났고 심지어 두 손을 흔들며 본인에게 환호하는 극소수 팬에게 환대해 주는 모습도 있었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 평가받았던 선수들을 퇴보시키는 보이지 않았던 전략, 전술은 국내를 떠나 독일, 미국, 영국 등에서도 비판 대상이었다. 독일 언론 빌트의 경우 '과거에 다 독일 대표팀이 겪었던 문제가 한국에서 그대로 노출됐다'라고 지적했다.

소위 '해줘 축구'를 구사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당당했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8강 탈락이라는 성적을 냈어도 이번과 같은 냉랭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 놀라웠다.

그렇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감정적인 부분, 축구를 통해서 저희가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저희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아마 많은 분이 행복해하셨을 것이다. 반대로 대회에서 이렇게 패배를 안고 돌아오고 탈락하게 되면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더 부정적으로, 진짜 극단적인 발언들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찬반의 공존을 이야기했다.

이어 "비판을 감수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게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얻은 예로만 모든 것을 정리해 판단했다.

자신의 입장만 전하고 떠나려는 클린스만 앞에 떨어진 것은 장년 남성이 던진 호박엿이었다. '엿 먹으라'는 한국식 분노 표현이었다. 또, 입국장 밖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클린스만 아웃", "미국 집으로 돌아가라"라는 말도 들렸다.

그렇지만, 클린스만이 내세운 것은 정몽규 회장과의 대화였다. "현지에서 두 차례 만남을 가졌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대회를 치르면서 저희가 봤던 긍정적인 얘기들도 많이 했다. 한 경기 한 경기 분석을 시작했다. 경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눴다. 안 좋았던 점, 실점이 많았던 부분들은 분명히 저희가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다"라며 이를 딛고 3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엿 세례를 받고 비판의 목소리를 현장에서도 받았어도 클린스만은 요지부동이었다. 설 연휴가 끼면서 클린스만의 거취 문제는 시간이 걸려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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