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경과 브리지론 리스크 크다"… 신용평가업계 구조조정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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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시공능력 10위권의 중견 건설업체 태영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개시되며 건설업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가 확대됐다.
신용평가사 사이에선 2년 이상 경과한 브리지론 사업장의 위험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이상 경과한 브리지론 사업장의 경우 만기 연장 과정에서 이자비용 상승과 이자 후취조건으로의 변경, 이자를 대출원금에 증액하는 등 이미 사업성이 상당히 악화됐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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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신용평가는 '금융 PF부실 구조조정 및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연착륙 추진 계획 점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증권·여신전문금융·저축은행·상호금융·신탁업 등 주요 금융업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본PF 전환이 장기간 되지 않은 사업성이 부족한 브리지론은 지난해 말 결산 시점에 예상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100%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를 추진하도록 했다. 본PF의 경우 공사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과거 최악의 상황의 경험손실률 등을 감안,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도록 요구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PF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가 강해지고 있으며 정책 방향도 단순 만기연장에서 벗어나 구조조정을 통한 시장의 정상 재작동을 목표로 바뀌는 추세"라며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업권의 높은 PF 양적 부담으로 부실 정리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인식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브리지론의 약 50~60%가 최초 취급시점 이후 1년6개월 이상 경과된 사업장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하반기까지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만기 연장흐름이 지속된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사업장 대부분은 올 상반기 2년 이상 경과한 사업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2년 이상 경과한 브리지론 사업장의 경우 만기 연장 과정에서 이자비용 상승과 이자 후취조건으로의 변경, 이자를 대출원금에 증액하는 등 이미 사업성이 상당히 악화됐을 수 있다. 주요 PF 참여자(대주) 역시 더 이상의 연장 의사결정이 쉽지 않아 낮은 토지가격에 매각을 시도하거나 재구조화를 통한 본PF 전환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이들 브리지론에서의 손실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브리지론의 특성상 지방에 위치해 있고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사업장일수록 최종 손실 부담 확률이 높다. 지방 사업장은 일반적으로 토지비에 비해 공사원가 비중이 높아 최근 공사원가 인상으로 인해 사업성이 저하되며 본PF 전환 가능성이 더욱 낮다. 브리지론 중·후순위는 최근 낙찰가율(60~70%)과 70~75%인 평균 LTV(담보인정비율) 수준을 고려했을 때 본PF 전환을 위한 재구조화나 경공매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충격 완화를 위해 금융기관의 재무여력과 금융시장의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업권의 자본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PF 시장 정상화에 따른 손실 부담이 전반적 리스크 발전될 가능성은 낮다.
김 애널리스트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재무 안정성이 취약한 금융회사는 부동산PF 시장 정리가 빨라지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브리지론뿐 아니라 본PF 역시 분양이나 준공 리스크에 노출돼 금융회사의 손실과 재무비율 유지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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