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 "무리뉴 닮았다"는 린가드, '애제자-문제아'중 무엇될까[초점]

김성수 기자 2024. 2. 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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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잉글랜드 국가대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제시 린가드(32)가 K리그 FC서울에 공식 입단했다. K리그 최고의 명장 중 하나인 김기동 감독 역시 서울 사령탑으로서의 첫 시즌에 임하는 가운데, 사제 지간으로 만나는 두 사람은 2024시즌 종료 후 서로에게 어떤 존재로 남게 될까.

FC서울에 입단한 맨유 출신 잉글랜드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 ⓒFC서울

서울은 8일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린가드를 영입했다"며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앞으로 뛰게 될 K리그에 대해 "당연히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서울에 오면서 문화와 팬들에 대해 더 공부하고 있다. K리그의 발전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 목표보다는 팀 성적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지금도 거리에서 팬들을 만나면 사진을 다 찍어주고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빠르게 운동장에 복귀하는 게 중요하다. 최상은 아니지만 컨디션은 좋다. 식단 관리와 운동 등 꾸준한 준비를 하고 있고, 음주도 하지 않는다. 하루빨리 경기장에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린가드는 김기동 서울 감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감독님은 이길 줄 알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라고 들었다. 그런 면에서 조제 무리뉴 감독과 유사하다.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을 자신의 맨유 전성기 시절 은사인 무리뉴 감독과 비교한 것.

김기동 FC서울 감독. ⓒFC서울

지난 시즌까지 포항 스틸러스를 K리그1 상위권 단골로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 2023 FA컵 우승까지 선물하며 화려한 이별을 했다. 김 감독이 그 후 선택한 새로운 도전의 장이 바로 서울이다. 구단의 규모와 역사를 봤을 때 통상적으로 K리그 4대 구단(서울, 울산, 전북, 수원)이라고 불리는 팀에서의 첫 지휘봉.

지난해 12월14일 서울 감독 선임을 공식적으로 알린 김 감독은 이후 약 2개월간 선수단을 파악하는 데 열중했고, 1월 내내 태국 후아힌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현재는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한창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와중에 린가드를 새롭게 품게 된 것이다.

물론 감독이 린가드 영입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을 리는 없지만, 두 달 동안 겪으며 파악한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는 다르다. 3월2일 개막전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빠르게 린가드의 특성을 파헤쳐야 하는 상황. 린가드가 지난해 6월 초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난 이후 약 8개월 동안 실전 경기에 뛰지 않은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체력 향상을 주 목표로 하는 1차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도 걸리는 부분이다.

린가드는 맨유에서 뛰던 시절 폴 포그바와 함께 팀의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면서도, 진중하지 못한 인상을 주며 팀 성적을 좋지 않을 때 악동의 이미지를 남다. 지난해에는 영국 현지에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린가드가 예의와 규율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2021년 웨스트햄 임대 당시 부활한 이후로는 쭉 커리어 내리막길이었던 것도 우려된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서 선수들을 스스럼없이 대하면서도, 기량이나 태도가 좋지 않은 경우 명단에서 과감히 제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아무리 EPL 출신이라고 해도 훈련이나 팀 내 생활 면에서 실망스럽다면, 린가드가 김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현격히 낮아진다.

ⓒFC서울

일단 린가드는 김기동 감독을 자신의 은사 무리뉴 감독에 빗대며 좋은 감정을 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력과 태도에서의 증명. 린가드가 김 감독에게 대형 선물이 될지, 부담스러운 폭탄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2024시즌 K리그의 개막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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