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밝힌 ‘의료 조력 사망’의 과정[신간]
기꺼이 나의 죽음에 동의합니다
진 마모레오, 조해나 슈넬러 지음·김희정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800원
캐나다에서 최초로 ‘의료 조력 사망’을 시행한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가 의료 조력 사망에 관해 밝힌 책이다. 의료 조력 사망은 ‘안락사’ 혹은 ‘존엄사’로도 불린다. 숱한 논쟁이 있었고, 여전히 찬·반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주제다. 캐나다는 2016년 알츠하이머 등과 같은 말기 중증환자만 의료 조력 사망을 법으로 허용했다. 2021년에는 허용 대상을 불치병 환자까지 확대해 가장 ‘급진적인’ 의료 조력 사망을 시행하는 국가가 됐다.
본래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하던 저자는 의료 조력 사망이 법으로 허용된 이후 7년여 동안 많은 환자가 생을 마감하는 일을 ‘조력’해왔다. 책에서는 의료 조력 사망을 택하는 환자들이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고 있는지, 조력 행위가 시행될 때는 어떤 일이 현장에서 벌어지는지 등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묘사하고 전달한다.
하루는 조력 사망 과정에서 쓰이는 항불안 수면제의 일종인 ‘미다졸람’을 대상 환자에게 투여한 뒤 벌어진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나 아직 깨어 있어요.” 미다졸람 주사 뒤 환자가 잠들 때까지 기다리던 그에게 환자가 던진 말이다. 그를 지켜보던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다. 저자는 “환자가 들은 마지막 소리가 이 웃음소리라는 사실이 기뻤다”고 서술한다. 조력 사망의 현장이 우리가 연상하는 장엄함이나 상실감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내용이다. 책에는 이렇게 자신의 죽음에 ‘기꺼이’ 동의한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
조력 사망 행위 자체가 ‘고위험 의료 행위’라고도 저자는 말한다. 이는 시행자인 본인(의사)에게 하는 말이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켜본다는 것은, 의료행위라고 할지라도 힘들고 아픈 일이다. 일을 하며 저자가 느낀 외로움과 슬픔, 사회적 문제에 대한 무력감 등 자신의 복잡한 내면과 심정도 담았다.
잡지, 기록전쟁
한기호 지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1만6800원
콘텐츠 산업이 격동을 겪고, 신문과 잡지 등 전통(레거시) 미디어가 위기를 맞은 시대다. 시시각각 폐간의 위기를 맞으면서도 ‘기획회의’, ‘학교도서관저널’ 등 25년간 치열하게 잡지를 발행해온 저자의 ‘생존 일기’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페터 베르 지음·장혜경 옮김·갈매나무·1만8500원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명상코치인 저자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한 ‘마음 챙김’ 지침서다. 남들이 평가하고 말하는, 고정된 ‘나’에 대한 관념과 허상을 끊어낼 때 언제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말한다.
강원국의 인생 공부
강원국 지음·디플롯·1만9800원
저자가 유시민, 표창원, 이슬아, 나태주 등 15인의 명사를 만나 그들의 삶을 경청한 뒤 정리한 ‘인생 지혜’에 관한 책이다. 이들 모두 예외 없이 역경을 겪었고, 이를 기회 삼아 지금의 삶을 일궈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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